새해가 되면 토정비결로 운세를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 운세 전문 프로그램뿐 아니라 심지어 은행 어플에서도 토정비결을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정도다.
새해 복을 기원하면서 운세를 보는 풍습은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존재한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토정비결은 사람의 태어난 연·월·일을 바탕으로 육십갑자로 풀어 1년 동안의 운세를 열두 달 별로 풀이한다. 흔히 사주팔자로 불리는 명리학은 태어난 연·월·일·시를 바탕으로 음양오행설에 바탕해 길흉화복을 점친다. 반면 주역(역경)은 주역점을 쳐서 6개의 효(양효와 음효)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64궤 가운데 하나를 뽑아낸다. 태극기에 그려진 건·곤·감·리의 4궤도 이들 64궤에서 나왔다.
사실 토정비결은 조선 중기의 학자 토정 이지함 선생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원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김만태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립민속박물관 문화 정보지 민속소식과 나눈 인터뷰에서 “토정비결은 훌륭한 인물인 이지함 선생의 이름을 빌려 이론에 신빙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정비결의 연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조선 후기 정조 이후인 조선말기부터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재물운과 건강운, 연애운, 사업운 등 다양한 삶의 단면을 포괄해 점을 치는 이런 풍속은 새해에 대한 기대와 걱정에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가까운 일본에는 새해 신수를 어떻게 볼까? 일본에서는 '오미쿠지'(おみくじ)라는 제비뽑기로 한 해의 운세를 점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일본 전통문화의 하나인 오미쿠지는 신사나 절에서 길흉을 점치기 위해 뽑는 제비를 의미하는데, 카마쿠라 시대 초기부터 설날 신사를 참배하면서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100엔을 넣고 막대가 든 통을 흔들어서 막대를 하나 뽑아 그 막대에 적힌 숫자에 해당하는 종이를 꺼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점괘는 절과 신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대길(大吉) → 길(吉) → 중길(中吉) → 소길(小吉) → 말길(末吉) → 흉(凶) → 대흉(大凶) 순서의 7분류로 나뉜다.
오미쿠지에는 전반적 운세뿐 아니라 연애, 건강, 일, 금전 학업 등 세부 운세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좋은 운세가 나오면 지갑 등에 소중히 보관하고, 나쁜 운세가 나오면 신사에 마련된 장소에 묶어 두어 신에게 맡긴다는 풍습이 있다.
새해에 신사를 방문하는 것을 가리켜 하츠모데라고 하는데, 간사이대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이 하츠모데와 오미쿠지 등의 풍습으로 발생하는 경제효과가 약 1억2344억 엔(한화 약 11조6천억 원)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새해 쏸과(算卦)라는 방법으로 팔괘를 이용해 새해 운수를 점친다고 한다. 팔괘는 주역에서 말하는 하늘, 땅, 우레, 불, 지진, 바람, 물, 산을 상징하는 기호체계다. 엽전이나 스차오(蓍草)라고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점을 친다.
중국에는 쏸과 외에도 송나라 때 고안된 자미두수와 같은 점술이 지금까지 내려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에는 중국 도시 전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바(BAR)나 카페에서 전통점 뿐만 아니라 타로와 같은 점을 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무신론을 장려하고 종교조직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지만, 일상생황에서 점성술은 많이 퍼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영향력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에는 점성술 관련 해시태그가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과학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점술을 믿는다고 답했으며 운세를 직접 본 중국인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