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메모리를 필두로 한 반도체 산업이 한국 수출을 강력하게 견인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수요 등으로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2025년 1월에 비해 2배 넘게 급증하며 2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무역수지는 역대 1월 수치 가운데 최대치를 경신하며 1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월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한 중국 기업 전시장에 SK하이닉스 메모리를 장착한 램이 전시돼 있다. ⓒ 연합뉴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2025년 1월 대비 33.9% 증가해 658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205억4천만 달러(약 29조8천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1월 대비 102.7% 증가한 수치로 역대 1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 수출은 2025년 12월에 기록한 역대 월간 최고치(208억 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그 달 기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반도체 실적 호조의 핵심 동력은 단연 AI 시장의 성장이다. AI 구동에는 초고속·저전력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이다. HBM을 생산하는 기업은 전세계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미국)뿐이다.
AI에는 HBM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도 필수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5년 1월 대비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DDR4(8GB) 752% △DDR5(16GB) 661% △낸드(NAND, 128GB) 334%에 달했다. 한때 사망선고까지 받았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를 넘어 호황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이 전년 대비 74.6% 급증(24억2천만 달러)한 점도 향후 생산 확대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별 수출입 현황에서도 반도체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대미 수출은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이 부진했음에도 반도체 수출이 2025년 1월 대비 29.5% 늘어난 120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을 향한 수출 역시 현지 수입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었다. 대중국 수출은 같은 기간 46.7% 증가해 135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아세안(ASEAN) 지역을 향한 수출 역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조에 힘입어 40.7% 증가하는 등 반도체가 전 세계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한편 △자동차(60억7000만 달러, 21.7% 증가) △무선통신기기(20억3천만 달러, 66.9% 증가) △컴퓨터(15억5천만 달러, 89.2% 증가) △디스플레이(13억8천만 달러, 26.1% 증가) 등 15대 주력 품목 중 13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이며 1월 무역수지는 87억4천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2025년 2월 이후 12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반면 석유화학 수출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영향으로 4.5% 감소해 35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1월 수입은 11.7% 증가한 571억1천만 달러로 에너지 수입은 11.9%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은 18.4%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올해 1월 수출이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며 "특히 반도체·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품목과 소비재 등 유망 품목이 고르게 성장세를 보인 점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