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식 환인제약 회장(왼쪽 세 번째)과 이원범 사장(왼쪽 두 번째)이 2023년 1월19일 열린 환인제약 연구센터 완공식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환인제약
환인제약 이광식 대표이사 회장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원범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의 자기주식 보유비율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23일 환인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17.92%에 달했던 자사주 비율을 0.62%까지 끌어내렸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소각 의무화 규제를 회피하면서 부족했던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 방어 수단도 마련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
다만 자사주를 지배력을 단단히 하기 위한 우회적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자사주 처분 통해 보유비율 17.30%p 줄여
환인제약의 자사주 비율은 2025년 6월 말까지 17.92%(333만3천 주)나 됐다. 이는 상장 제약사 중 일성아이에스, 대웅, 광동제약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숫자였다.
환인제약은 지난해 7월 자사주 비율을 줄이는 데 본격 착수했다.
우선 환인제약은 7월8일 자사주 1백만 주(5.38%)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케이프투자증권 등 국내 기관투자자 4곳과 국내 개인투자자 6명에게 매각했다.
처분 목적으로는 “유통주식수 증가를 통한 거래 활성화 및 운영자금 확보”를 들었다. 실제로 이 거래를 통해 운영자금 122억 원을 확보했다.
이어 환인제약은 12월12일 자사주 131만6880주(7.08%)를 동국제약, 진양제약, 경동제약의 자사주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처분했다. 동국제약에는 60만 주, 진양제약에는 31만6880주, 경동제약에는 40만 주를 각각 넘겼다.
이에 따라 자사주 비율은 5.46%로 줄어들었다.
12월18일에는 자사주 90만 주(4.84%)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자사주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 비율은 0.62%로 줄어들었다.
그 전까지 환인제약은 이원범 사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3.27%에 그쳐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이광식 회장(10.00%), 이원범 사장(13.27%) 두 명뿐이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인 피델리티(5.64%), 국민연금(4.93%)의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환인제약은 과거에도 외부세력과 경영권 분쟁을 치른 바 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진 미국계 사모펀드 데칸의 공격으로부터 가까스로 경영권을 방어했다. 당시 이광식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 하반기 동안 진행된 자사주 처분으로 이광식 회장과 이원범 사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자사주를 맞교환한 기업들이 보유하게 된 지분만 감안하더라도 약 12%가량의 우호지분이 새롭게 확보됐다. 오너 지분율과 합하면 35%가 넘는다.
이광식 회장은 194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종근당에서 일하다가 1978년 환인제약소를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원범 사장은 197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2006년 환인제약에 입사해 경영지원실 실장, 총괄부사장 등을 거쳤다. 2012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