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현재 만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자 임금을 보다 쉽게 깎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뜨거운 논쟁이 예상된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청년TF 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소위원회는 단계적 법정 정년연장과 재고용을 결합한 3가지 방안을 마련했다.
1안은 2028년부터 정년 연장을 시작해 2036년까지 2년에 1년씩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노동자 정년은 2028년에 61세가 되고 2030년에 62세, 2032년에 63세, 2034년에 64세, 2036년에 65세가 된다.
2안은 2029년부터 정년연장이 적용돼 2039년까지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늘리는데 61세와 62세로는 3년에 1년씩, 63·64세로는 2년에 1년씩 늘린다.
마지막으로 3안은 2029년에 시작해 2041년까지 3년 마다 1년씩 늘리는 방안이다.
이러한 단계적 정년연장 과정에서 65세 이전에 정년을 맞이할 노동자는 퇴직 후 1~2년 재고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년연장특위가 세운 초안들에는 정년연장에 따른 노동비용 증가를 호소하는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방안도 함께 담겼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 삭감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노동조건을 담은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정년연장 대상자에 한해서 임금조정에 대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조건을 ‘동의’가 아닌 ‘의견청취’만으로 가능하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임금 체계 개편을 정년 연장의 필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민주당의 이번 검토안은 정년 연장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경영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절충안'인 셈이다.
그러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는 자칫 ‘임금 삭감을 쉽게 만들어준다’는 반론이 나올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정년연장을 둘러싼 노사 간 진통이 도리어 더 깊어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인 임금 삭감에 노동자 동의가 불필요해진다면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 금지라는 원칙이 무너지는 데다 정년연장은 본래 고령자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책인데 정년연장 혜택을 받는 시점에 오히려 임금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정책 취지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실제 장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특정 연령부터 임금을 점진적으로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도입도 불이익 변경에 해당되기 때문에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무효라는 판례가 있다.
다만 이번 안은 초안이자 예시안으로 논의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은 맞지만 민주당의 안이 아직 확정안도 아니고 초안 수준으로 여러 가지 안이 던져진 것이기 때문에 입장을 따로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