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기조연설 도중 한강 작가를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은 ‘심박수 챌린지’ 이미지 사진. ⓒ유튜브 채널 ‘JTBC News’ /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2025년 9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UN·국제연합) 본부에서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일반토의가 개막했다. 193개 회원국 정상급 지도자들은 일주일간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 현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다자외교 데뷔 무대였던 이 자리에서는 20분간의 연설 도중 세 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짙은 남색 정장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7번째 순서로 연단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은 의장석을 향해 인사한 뒤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 여러분께 먼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라며 운을 뗐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한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이 걸어온 지난 80년은 인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해 온 소중한 여정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돌아보라’ 이렇게 대답하겠다”라고도 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피고 있는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 속 문장을 인용한 이재명 대통령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겨울을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저는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이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한다”라고 하자 총회장에 모인 190여 개국 정상과 관계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인의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분 연설 동안 ‘대한민국’을 33번 외친 이재명 대통령, 한국의 완전한 복귀를 선언했다.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두 번째 박수는 ‘E.N.D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E.N.D 이니셔티브’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처음으로 제시한 한반도 평화 구상 방안으로 교류(Exchange), 관계의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통해 한반도 냉전을 종식(END)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이라며 “새로운 도전과 함께 미완의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민주 대한민국이 평화 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고 알린 이 대통령은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참석자들은 다시 한번 박수를 쳤다.
연설 말미, 이재명 대통령은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그리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의 새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을 맺자 세 번째 박수가 총회장을 메웠다. 참석자들이 손뼉을 치는 동안 이재명 대통령은 의장석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한 후 연단 아래로 내려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은 이날 오후 12시 49분에 시작해 1시 9분까지, 약 20분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대한민국’이 33차례, ‘평화’가 25차례, ‘민주주의’는 12차례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