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94세 할머니 조이는 91세에 처음 여권을 만들고 전 세계를 여행할 결심을 했다.
전 세계 여행 중인 브래드와 그의 할머니 조이ⓒ브래드와 할머니 조이의 여행을 담은 인스타그램 (@grandmajoysroadtrip)
현재 그는 94세로 42세 손자인 브래드 라이언과 해외여행을 즐기며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남들보다 좀 많은 나이에 여행을 시작했지만 불과 3년 사이에 그는 '미국의 63개 국립공원을 모두 방문한 최고령자'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할머니는 7대륙을 아우르는 여행을 계획 중이다.
CNN을 통해 조이 할머니는 "살 날이 몇 년 남아 있지 않으니 해야만 한다"라며 "여기서 멈추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이 할머니와 브래드는 북미와 가까운 캐나다부터 2023년에는 아프리카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 보호구역을 모두 방문했다.
최근에는 남미로 여행을 떠나 칠레뿐만 아니라 갈라파고스 제도, 에콰도르 등을 방문하며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조이 할머니. "거대한 거북이를 보며 놀랐다"라며 조이 할머니는 웃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조이 할머니는 손자와 특별한 경험을 만들 수 있어 더 의미 있다고 고백했다.
사실 두 사람이 항상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니었다. 브래드의 부모가 이혼하며 가족 갈등이 발생한 것. 10년 정도 할머니와 손자는 사이가 소원했다고. 하지만 지난 2010년 두 사람은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평소 활동적인 활동과 여행을 좋아하던 브래드는 할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 할머니는 산도 가본 적 없고 멀리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 할머니는 평생 여행을 못 해봤다고 후회했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플로리다주로 여행 간 게 다였다"라며 브래드는 "그때까지 할머니의 세계관은 항상 여행 채널이나 뉴스에서 보는 내용으로 한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브래드는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사이의 국경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으로 주말 도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할머니에게 먼저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2015년 9월 당시 85세였던 조이 할머니는 그런 손자의 제안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할머니는 85세 때 처음 산에 오르고 인생 처음으로 캠핑을 경험했다"며 브래드는 "에어 매트리스에서 몇 번 떨어졌지만 할머니는 불평하지 않았다고"고 덧붙였다. 나이 많은 할머니와 여행을 떠나는 게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브래드도 처음에는 이런 걱정을 했다고 솔직하게 밝혔지만 막상 할머니와 떠난 여행은 정반대의 경험을 안겨줬다고.
"오히려 할머니와 여행하며 더 깊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라며 브래드는 "평소보다 천천히 움직였지만 모든 것을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새로운 관점을 설명했다.
"좀 더 오래 한 장소에 머물며 시간을 내어 세부 사항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할머니가 바라보는 세상은 내 나이 또래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매우 다르다. 할머니는 '나중에 다시 와야지'라는 생각을 못 한다. 그렇기에 훨씬 더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을 발견한 조이 할머니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새로운 장소를 손자와 함께 방문하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브래드의 아버지이자 조이의 아들이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조이는 계속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할머니는 노인에 대한 내가 가진 선입견을 산산조각 냈다." 브래드의 말이다.
단순히 장소를 방문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조이 할머니는 고령에도 등산을 하고 래프팅, 짚라인 타기 등 다양한 액티비티에도 망설임 없이 도전했다. "우리 모두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가능성 대신 한계를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할머니를 보면 여전히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알 수 있다"고 브래드는 감탄했다.
브래드는 앞으로도 할머니와 전 세계를 여행할 계획이며 몇 개월 후 호주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동물을 좋아하는 조이 할머니는 오랑우탄을 보기 위해 보르네오로 여행하기를 희망한다고. 인도와 유럽도 이들의 여행 계획에 포함됐다. 물론 이렇게 여행을 떠나려면 많은 경비가 필요하다. 두 사람의 형편도 생각처럼 넉넉하지는 않았다. 처음 두 사람이 여행을 떠났을 때는 거의 '라면'만 먹어야 했다고. 하지만 조이 할머니와 그의 손자 이야기가 알려지며 여러 기업에서 후원이 이어졌다. 브래드도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인정했다.
여행 중 두 사람이 의견 충돌을 하는 경우도 있을까?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지만 '음악 취향'만큼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조이 할머니는 "그래도 손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즐기려고 노력한다"며 "그게 음악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손자와의 여행을 통해 조이 할머니는 "생각보다 난 더 인내심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9년간 여행을 떠나면서 할머니의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브래드는 설명했다. "나이가 들어도 활동적인 일을 하는 게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며 브래드는 "우리가 여행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사람이 '우리 할머니는 절대 저런 것 안 해'라고 쓴 댓글을 종종 본다"며 "할머니의 도전 정신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몇이든 여전히 당신은 현재를 살고 있다. 그걸 잊지 말라."
늦게 시작한 여행이지만 누구보다 알찬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조이 할머니는 "단지 한 걸음씩, 하루씩, 그리고 매일 아침 하루가 더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라며 "낙천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세상에는 감사할 게 많다. 나는 운이 좋다. 무엇보다 나와 함께 여행을 떠나 주는 손자가 있지 않은가"라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