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펜하이머'를 본 김상욱 물리학자 교수의 한 줄 평이다. '오펜하이머'는 영화 '다크나이트'를 비롯해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국내에서 3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따끈 따끈한 신작이다.
김상욱 교수는 지난 3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알쓸별잡)'에서 "물리학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는 주인공인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비롯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수소 폭탄의 아버지' 에드워드 텔러 그리고 김상욱 교수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까지 등장한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장면 ⓒtvN
'오펜하이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선택을 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폭탄 개발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극비로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는 종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원자 폭탄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참여했으며, 역사상 최다 인원, 최대 규모의 무기 개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장면 ⓒtvN
김 교수는 "그들의 고뇌와 정의감과 생각 이런 것들이 다 나와서 모든 물리학자가 눈물을 흘릴 영화"라고 극찬했다. 김 교수는 "이론과 현실의 많은 난관을 뚫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고의 과학자를 모아서 이들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이 일을 수행해줘야 하는데, 과학자들이 말을 안 듣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셋만 모여도 싸우는 게 교수들이고, 물리학자들인데, 수백 명을 모아서 이들이 서로 협력하도록 만드는 그 가장 어려운 일을 오펜하이머가 해서 시간 내에 폭탄을 완성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펜하이머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장항준 감독은 원자 폭탄을 개발한 건 나치를 막는다는 명분이 있긴 했지만 "결국 대량 살상 무기"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 억제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핵무기를 개발한 오펜하이머도 훗날 핵무기 사용 반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장면 ⓒtvN
오펜하이머는 생전에 "우리는 세상이 예전과 다르게 나아갈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몇몇은 웃었고 몇몇은 울었지만 대다수는 침묵에 잠겼다"며 "나는 이제 죽음이다.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고 고백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송 장면 ⓒtvN
원자 폭탄으로 전쟁을 막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엔 세상을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만 더 늘어났다. 현재 세계 핵무기 보유 추정치는 약 1만 2천여 개에 달한다.
김 교수는 "죄수의 딜레마랑 비슷하다"며 핵무기를 서로 놓고 협력하는 것이 결국 모두에게 평화를 가져오지만 서로를 믿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 모두가 죄수의 딜레마의 답을 안다"며 "모두의 목숨이 걸린 문제에 왜 우리는 최선의 답을 내지 못할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바른 답이 때론 더 어렵고 괴롭고 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것이 답이라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시 대화하고 서로 가진 핵무기의 개수를 줄이며 다른 나라가 핵무기를 못 갖게 하는 일을 끊임없이 해서 핵무기를 0으로 만드는 것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