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음료 용의자들(왼), 유명 제약회사 상표를 도용한 마약 성분 음료와 3일 오후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여성 2명이 마약 음료를 들고 있는 모습(오). ⓒ서울 강남경찰청, 뉴스1
강남 학원가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좋다’며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하고 부모들을 협박한 일당 4명 중 3명이 차례대로 검거됐다. 황당하게도 피의자들은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글을 보고 지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20대 여성 A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나눠줬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자수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전날(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피의자 B씨(49)씨를 검거했고, 또 다른 공범 20대 C씨는 같은 날 자수했다. 아직 잡히지 않은 피의자 1명에 대해서는 인적사항을 확인,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2인1조로 시음 행사를 가장해 피해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구매 의향 조사에 필요하다”며 부모의 전화번호까지 받았다. 이후 부모에게 연락해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것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해당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부모는 “시음 행사 음료를 마신 자녀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피해 신고 6건을 접수했는데,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글을 보고 지원했다”며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인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피의자들의 진술이 비교적 일관되고, 4명 중 2명이 자수한 점 등으로 미뤄 신빙성이 크다고 본다”며 “이들을 움직인 주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왼)과 이원석 검찰총장(오). ⓒ대통령실, 뉴스1
이날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마약이 고등학생에게까지 스며든 충격적인 일이다. 검·경은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 유통·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원석 검찰총장도 “마약범죄 폭증으로 인한 위험성이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전국 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긴급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