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꺾고 승리한 일본 대표팀. ⓒEric Espada/Getty Images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오타니를 위한 각본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일본이 22일 열린 미국과의 WBC 결승 경기에서 승리했다. 일본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이번 결승까지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 우승하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3대 2로 일본이 간발의 차로 앞서던 9회초, 일본의 마무리 투수로 오타니 쇼헤이가 등장했다. 선두 타자 제프 맥닐에게 볼넷을 내주었지만, 이내 다음 타자 무키 베츠를 2루수 병살타로 잡은 오타니는 표효했다. 평소 경기 중 감정을 내비치지 않던 그였던 만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이후 오타니가 속한 LA 에인절스의 동료이자 미국대표팀 주장 마이크 트라우트가 상대팀 타자로 나섰다. 5구째 던지며 접전을 이어가던 상황 속, 오타니는 슬라이더로 결정구를 날리며 트라우트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본 팀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오타니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이내 글러브와 야구모자를 벗어던지고 동료들을 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일본 대표팀의 2006년, 2009년에 이은 세 번째 WBC 우승이자 14년 만의 정상 탈환이었다. 반면 지난 경기 우승하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결승에 오른 미국은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오타니는 경기 전 "오늘 하루만은 (미국의 메이저리거들을) 동경하지 말자. 동경하면 넘어설 수 없다.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왔다. 오늘만큼은 동경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승리만 생각하자"며 일본 대표팀을 독려했다. 실력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말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 MVP로 선정된 오타니 쇼헤이. 그는 "정말 꿈꾸던 곳이다. 매우 기쁘다"면서도, "일본 대표 선수들과 함께해 즐거웠다. 이제 각자 소속 팀으로 돌아가 외로울 것 은 기분도 든다"는 말로 일본 대표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이어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야구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동력이 돼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며 타 국가 선수들을 존중하는 모습 또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