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미술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예술에 드러난 자연의 형태는 시대의 관점을 반영해 다채롭게 변모해왔다.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예술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 미리보기] 시리즈의 이번 편에서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자신이 재해석한 자연을 작품에 녹여낸 작가들을 소개한다.
이상권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 개인의 개별적인 경험에 근거해 재정리된 풍경이 담겨있다. 이 작가의 그림은 마치 그림 속에 그림이 있고, 또 그림 속에 그림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작가는 대상의 익숙한 모습을 해체하고, 다수의 색면과 붓질, 복잡한 결의 방향들로 대상을 재구성한다. 서로 다른 각도와 시점이 혼재되고 뒤섞이며 평면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상권 작가는 ‘길’을 주제로 작업한다. '길'은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경험의 깊이와 시간의 흔적을 상징하는 추상적 개념이기도 하다. 작가는 길을 매개로 이어지고 확장되는 사람과 사람, 집과 동네, 마을과 마을 등을 때로는 가까이서,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며 재해석해 왔다. 이 작가는 풍경의 익숙함과 낯섦, 길의 모호함, 기억과 상상의 불완전함을 그림에 담는다.
침전된 시간과 여과된 감정을 그려내는 구나영 작가
구나영, 견뎌내는 시간들 ⓒ갤러리 정
주목할 만한 신진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구나영은 한지와 먹으로 명상적이고 수행적인 작품을 그려낸다. 작품은 한지의 질감과 은은한 담묵, 세밀한 먹선이 어우러져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난 추상적인 패턴은 나무가 숲을 이루는 형상인데, 구 작가는 풍경의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감정의 본질을 담아내고자 했다.
구나영, 쌓이고 차오르고 부서지고 빛난다 ⓒ갤러리 정
구 작가의 작품에서 나무는 하나의 존재를, 나무가 숲을 이루는 모습은 공존과 조화를 상징하며, 서로 연결되어 관계를 이루고 있다. 구 작가가 무수한 선을 그어가며 그려낸 형상은 곧 마음의 모양이며, 삶의 단상이다.
'히말라야의 화가' 강찬모 작가
강찬모, Meditation-빛의 사랑 ⓒ인사아트프라자
'히말라야의 화가'로도 불리는 강찬모 작가는 히말라야의 푸른 산과 설산의 정경을 주제로 작업한다. 강 작가는 히말라야에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이후로, 히말라야 대자연의 풍광을 한지 위에 그려낸다.
위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 (이하 GAF)는 올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개최된다. GAF에서는 이우환 등의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은 물론, 다채로운 갤러리가 선보이는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자세한 사항은 GAF 홈페이지(http://www.gafsingapor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 조직위원회로부터 취재비를 지원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