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인 28세 여성 A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고, 입사 이듬해인 2019년부터 동기인 31세 남성 전모씨의 스토킹이 시작됐다. 201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문자 등 370여 차례의 접촉을 시도하고, 지난해 10월 전씨는 급기야 불법 촬영 영상물이 있다며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신당역 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의 공간 (출처 : 뉴스1)
A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불법촬영과 협박 등의 혐의로 전씨를 고소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스토킹 혐의로 전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1차 고소 당시 법원은 전씨에 대해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사건 관계 변호사는 "전씨가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점이 영장 심사 때 참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피해자 입장을 고려한 발부 기준이 필요하다"고 전하기도. TV조선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전모씨는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1년간의 실무 수습 기간을 마치지 못해 정식 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모씨 (출처 : 뉴스1)
올해 1월 A씨가 전씨를 2차 고소했을 당시, 전씨를 구속할 기회는 한 차례 더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앞으로 연락하지 않겠다"는 전씨의 말에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고,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혐의를 인정한 발언은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것인데 (경찰이) 이 말만 믿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불구속 상태로 자유롭게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된 전씨는 수사 중인 상황에서도 A씨에 대한 연락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검찰의 징역 9년 구형 이후 1심 선고 하루 전날 합의를 해주지 않은 A씨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신당역 앞에 놓인 추모의 꽃 (출처 : 뉴스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스토킹 범죄는 중대 범죄이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법원과 경찰이) 지켰다면,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며 "정치와 정부와 직장, 어느 곳 하나 피해자 곁에 없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은 "여성 안전을 백번 천번 이야기해도 달라지지 않는 지금, 여성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분명한 여성혐오 범죄"라며 "여성혐오 범죄를 중대한 사회적 재난으로 보고 특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