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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농민으로서 할 말이 있었다 |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씨 인터뷰
ⓒ공무원U신문 제공

11월 14일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찰이 쏜 강력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69세 농민 백남기 씨는 한 달 넘게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입원 중이다.

백남기 씨는 수만 명의 다른 시위자들과 함께 정부 정책에 항의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최근 몇 년 간 최대 규모의 시위에 참여했다. 그 날 진압 경찰은 물에 최루액을 섞어 거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쏘았다.

동영상을 보면 백남기 씨가 물대포를 직접 머리에 맞고 쓰러져 땅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공분을 산 것은 경찰이 의식을 잃은 백 씨에게 계속 물대포를 쏘고, 백 씨를 도우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쐈다는 사실이다.

경찰은 그 날 사용했던 물대포의 수압이 10기압이라고 인정했다. 한국 물리학 교수는 발사 속도가 시속 160km에 달한다며, 인간에게 직접 쏘기엔 지극히 위험한 수압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보도되었지만, 백 씨가 서울에 간 이유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무엇을 이루려 했는가? 백 씨의 장녀 백도라지 씨와의 아래 인터뷰를 보면 영상 속의 남성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버지는 농민으로서 할 말이 있었다 |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씨 인터뷰

- 현재 아버지 상태와 예후는 어떤가?

"의사들은 돌아가실 때까지 의식이 없으실 거라고 한다. 아마 일어나지 못하실 것이다. 그러나 뇌파는 관측되고 있어, 뇌사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직접 호흡을 못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계시다. 의사들은 우리 가족들에게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실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뇌 절반이 손상을 입었고, 뇌간도 손상되어 의식은 되찾지 못하실 것이다."

- 아버지가 언제, 어떤 이유로 농민 운동에 참여하셨는가?

"1986년에 한국 가톨릭 농민 운동에 참여하셨다. 처음에는 소를 키우고 낙농업을 하셨다. 독재자의 형제가 외국에서 소를 수입하는 등 정부 정책이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해서 농민 운동에 참여하신 것 같다. 아버지는 상황을 바꾸고 싶어하셨고, 농부들에게 부과되는 비논리적 세금과 임무를 폐지하고 싶어하셨다. 그때부터 농민 권리를 위해 싸워오셨다."

- 아버지가 11월 14일 서울 집회에 참여하신 이유는?

"주된 이유는 쌀값이 떨어져서다. 하지만 대통령은 농부들에게 쌀값을 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쌀값은 20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의 무역 협정들과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등 한국이 가입하려 하는 협정들 때문이다. 쌀 한 가마(80kg) 가격은 보통 17만 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쌀 한 가마 값을 2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 쌀 한 가마는 15만 원까지 떨어졌다."

- 아버지의 농사 수입과 한국의 농민들에게 있어 쌀 농사는 얼마나 중요한가?

"아버지 농사의 80% 정도는 쌀 농사다. 내 시아버지도 농민이고, 내 남동생, 할아버지 형제들도 전부 농민이다. 나는 농민들이 엄청나게 열심히 일하지만 소득을 거의 올리지 못하는 걸 봐서 안다. 시골에서는 전반적으로 농민들이 고령화되고 있고, 농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정부가 이에 대처할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농업의 중요성이 줄어든다고 해서 농업은 사라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식량은 기본적인 필수품이지만, 이제까지 정부 정책은 농민들에게 좋지가 못했다. 정말 나를 슬프게 만드는 현실이다."

- 집회에 대한 매체 보도 내용은 주로 노동법 개혁 반대와 국정 교과서 반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농민들의 요구는 별로 기사화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역사적으로 한국 정부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위해 언제나 농업을 희생하는 정책을 써왔다. 한국에는 천연 자원이 없으며 제조업 수출에 의지하는 경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싼 쌀을 먹여 노동 비용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쌀값이 20년 이상 오르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쌍방 무역 협정을 맺고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을 준비할 때, 정부는 자동차와 선박 같은 제품을 더 많이 수출하고 싶어하는 대기업들을 위해 농업을 희생시키기로 했다."

- 당신과 가족들이 정부나 경찰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우리는 사과와 책임 경찰의 징계를 원한다. 우리는 11월 18일에 경찰을 살인 미수죄로 고소했다. 나는 검찰에 갈 것이고, 그러면 검찰에서는 증인들을 부를 것이다. 변호사들은 오래 걸릴 거라고 말한다. 대통령이 집회 참가자들을 소위 이슬람 국가(IS)에 비교했을 때 너무나 화가 났다. 믿을 수가 없었고 터무니없는 말이었다. 경찰청장도 집회 참가자들을 '전문 시위꾼'이라고 불렀다. '전문 시위꾼'이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그저 자기 삶을 살고 싶어할 뿐이다. 내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는 그 날 밤 농민으로서 할 말이 있었던 것이고,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셨다. 아버지는 노인이라 경찰 두 명이면 충분히 체포할 수 있었다."

- 이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아버지를 후원하기 위한 위원회가 생겼고, 한국 가톨릭 농민 연합원들은 매일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병원 밖에서도 매일 사람들이 모인다. 12월 5일에도 대규모 집회가 있었고, 사람들은 아버지가 계신 병원으로 행진했다. 그때까지는 한국 매체들은 우리 이야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날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모여서 우리는 아주 고마웠다. 나는 아버지가 의식을 되찾고 이 광경을 보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11월의 집회가 그 날 집회 같았어야 했다. 경찰들은 행진하는 참가자들을 보호하며 함께 걸어갔다. 그런데 11월 14일에는 왜 경찰이 참가자들을 그렇게 공격했던 것일까? 나는 사람들이 이 일을 잊지 않고 관심을 갖길 바란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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