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파문 일으킨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카밀라 발리예바의 나이는 이제 15살. 그의 곁에는 문제를 바로잡아주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불어넣어 줄 참된 어른이 없었다.
지난 17일 열린 베이징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카밀라 발리예바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점프 착지에 여러 차례 실패했고, 심하게 휘청거리며 중심조차 잡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였던 발리예바는 4위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프리스케이팅 중 넘어진 발리예바. 2022.2.17 ⓒ뉴스1
발리예바의 실수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신기록 제조기’ 발리예바 또한 심리적 압박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쪽과 다른 러시아 선수 2명에게 메달을 주기 위한 러시아의 작전이라는 쪽.
전자든 후자든 15살 발리예바가 엄청난 부담감을 짊어지고 있었다는 건 팩트였다. 도핑 의혹이 터진 상황에서 전 세계의 질타와 이목이 쏠렸고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할지라도 태연하게 경기를 펼칠 수는 없었을 터.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 밖을 나서는 발리예바에게 필요한 건 내 편의 위로였다.
발리예바를 다그치는 투트베리제 코치. ⓒSBS
그러나 SBS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코치 에테리 투트베리제는 ”왜 포기했어? 말해봐, 왜? 트리플 악셀 실수했다고 그냥 포기한 거야? 왜?”라며 발리예바를 몰아붙였다. 발리예바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코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Justin Setterfield via Getty Images
그 모습을 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발리예바와 가장 가까운 어른(투트베리제 코치)의 엄청난 냉혹함에 소름이 끼친다”라고 지적했다.
‘문제적 지도’ 투트베리제가 도핑까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도핑 면죄부를 줄 수는 없겠지만, 발리예바에게 동정 여론이 쏠리는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는 아동학대에 버금가는 혹독한 훈련 방식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투트베리제 코치가 지도했던 많은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부상을 달고 20살 이전에 은퇴했다.
발리예바에게 금지 약물을 넘긴 것 또한 투트베리제 코치가 아니겠냐는 의심도 있다. 현재 발리예바는 심장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와 물컵을 같이 썼기 때문이라고 항변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상황.
"다른 약물을 찾겠다"라고 말했던 투트베리제 코치. ⓒSBS
3년 전 투트베리제는 선수들의 피로 회복을 돕기 위해 사용했던 협심증 치료제 멜도니움이 금지 약물로 지정되자,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트베리제는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멜도니움은) 심장 근육의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신할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