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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Yuichiro Chino Via Getty Creative

 

학창 시절 소외당한 경험으로 오랫동안 우울증, 불안감, 부족하다는 느낌에 시달렸다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또래로부터 소외당하거나 배제당했다면, 이 경험이 인생에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바로 이해할 거다. 연구 결과도 이를 증명한다. 나도 어린 시절 또래로부터 소외당했고 오랜 기간 영향을 받았다. 

수년 동안 심한 우울증, 불안감, 내가 부족하다는 느낌 그리고 낮은 성취감과 싸워왔다. 상담 치료를 받아도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정신건강 문제가 단지 학교에서 소외당했기 때문은 아닐 거다. 원래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점과 과민한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이 쉽게 날 배제했을 거다. 하지만 그런 경험은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나를 배제했던 사람과 다른 동창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19년 어느 날 직장에서 일하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나를 거부했던 한 소녀가 생각났다. 그가 날 거부한 건 아직도 아팠다. 그가 우리의 우정을 어떻게 끝냈는지 기억하는지, 그리고 조금이라도 후회한 적 있는지 궁금했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날 배제했던 중학교와 고등학교 동창생들을 인터뷰해보면 어떨까? 그중 약 40년 만에 처음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있었다. 날 직접 배제했던 아이들 외에도 소위 당시 인기 있던 소녀들과 나 말고도 심하게 소외당한 다른 학생들도 함께 인터뷰했다.

 

저자 시몬 엘린의 13세 시절
저자 시몬 엘린의 13세 시절 ⓒSimone Ellin

 

소셜미디어 덕분에, 예전 동창들을 찾기 어렵지 않았다.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인터뷰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연락한 많은 여성이 즉시 응답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할 말이 많다고 꼭 인터뷰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왜 다른 사람을 소외시킬까? 중학교 때 나를 끈질기게 힘들게 했던 한 동창생은 그도 당시 누군가로부터 힘든 상황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오히려 그는 만만한 나를 더 소외시켰다. 처음에 그는 나와 대화하기 꺼려 했다. 처음엔 내가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를 무시했다. 하지만 나중에 그는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시몬 네가 잘 지내고 있길 바라. 난 이 일에 참여하기가 좀 어려워. 네게 잘 대해주지 못해 미안해.” 난 다시 그를 안심시킬 메시지를 보냈고 놀랍게도 그가 먼저 내게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날 소외시킨 그 아이와 오랫만에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미안해.” 그는 반복해서 말했다. ”맹세코 난 나쁜 사람이 아니야. 네게 했던 행동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어. 왜 하필 널 골랐는지 모르겠다. 당시 난 집에서 정말 불행한 일을 겪고 있었어.” 그는 자신의 끔찍한 기억 일부를 들려줬다. 당시 그가 어려운 집안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하긴 했지만 직접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 모든 게 달라졌다. 마침내 그를 용서할 수 있었다. 

 

학창 시절 ‘인기 있는 소녀’들도 사회적 지위 유지를 위해 대가를 지불한다

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은 ‘인기 있는’ 소녀들이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데 엄청난 대가를 지불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인기 많았던 한 치어리더는 당시 함께 놀던 여자들이 서로에게 너무 못되게 굴어서 다른 여성을 불신하면서 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43살이 될 때까지 진정한 여성 친구가 없었다”고 말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andresr Via Getty Creative

 

또 어린 시절 내 눈에 인기 많고, 똑똑하고, 예뻐 보였던 한 여성을 인터뷰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다른 아이들과 함께 반 친구를 배제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나도 외로웠고 친구를 만들기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그의 말이다. ”내가 한 일은 잔인했다. 그건 영원히 내 약점으로 남을 거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죄책감이 든다.”

어린 시절 동창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당시 인기 많고 잘나가기만 해 보이던 그들에게도 힘든 사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 가장 예쁘고 운동도 잘하고 인기 많던 한 여성은 ”난 항상 외로웠고 외톨이 같았다”고 말했다. ”중학교 첫 학교 파티 때 나름 마음에 드는 옷을 입었다. 그런데 한 무리의 소녀들이 날 쳐다보며 웃는 걸 봤다. 내 옷이 어울리지 않는 걸 알게 됐고 너무 창피했다. 결국 화장실에 가서 울다가 엄마에게 파티 중간에 연락해 집에 돌아왔다. 아직까지도 옷을 고를 때 자신감이 없다.”

 

소외당함, 투명 인간, 피해자...... 학창 시절 아픈 기억

학창 시절 심하게 소외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가장 어려웠다. 그들은 다시 그 일을 드러내거나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아예 기억에서 지웠다는 사람도 있었다. 힘들게 몇 사람과 인터뷰했다.

그중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학교생활이 너무 싫었고 소외당함도 심했다. 고등학교에 가서야 날 받아줄 공동체를 찾았다.” 또 다른 여성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또래로부터 여러 번 배제됐다고 말했다. ”당시 나를 변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은 서로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 결국 고등학교 1학년 때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도망쳤다.” 새로 다니게 된 사립학교에서 그는 더 심한 소외를 당했다. 결국 또 그만두고 새 학교로 전학 갔다. 그리고 세 번째 학교에서 그는 직접 다른 아이들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아이들을 소외시키고 구두로 차기도 했다. 정학 처분을 받고 ‘이제 내가 강해졌다’고 생각한 기억이 난다.”

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뜻밖에도 그 시절 내 행동을 반성하게 됐다. 때로 나는 일부러 더 ‘피해자‘로 행동했다. 돌이켜 보면 학창 시절 내 음악적 재능을 부러워하거나 날 예쁘고 친절하다고 생각해 준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난 ‘피해자’란 생각에 사로잡혀 오히려 그들의 친절을 무시했다. 또 솔직히 다른 사람에게 항상 친절하게 굴지만은 않았다. 다른 이들을 직접 배제한 적은 없지만 뒤에서 소문을 말하거나 내 보잘것없는 사회적 지위마저 위협 당할까 봐 일부 학생을 외면한 적이 있다.

인터뷰 중 일부 여성은 학교에서 ‘투명 인간‘이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처럼 밀려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날 원하는 곳이 없는 느낌이었다.” 이 말을 듣고 나도  기회가 있을 때 다른 이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은 걸 정말 후회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Image Source Via Getty Creative

 

동창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거의 대화를 나눈 모든 사람이 당시 학생들 간의 ‘사회적 지위’를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내게 상처를 준 사람도 있지만 그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게 되자, 조금은 그들을 용서하기 쉬워졌다. 또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내가 당시 ‘인기 있던’ 또래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여성들과 다시 만나며 오랫동안 간직했던 불안감과 상처가 줄었다. 더 이상 내가 ‘인기 있던’ 소녀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감과 용기가 생겼다. 일과 인간관계에도 큰 도움이 됐다. 

소외당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나처럼 과거 소외시켰던 사람과 만났을 때 항상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할 거다. 차라리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길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변하는 건 아니다. 과거 일을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더구나 사과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어린 시절 아픈 추억을 되돌아본 게 어느 정도 치유하는 계기가 됐다.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간직한 모든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치유하길 바란다. 그들이 누구든, 누구였든, 얼마나 아프고 상처를 받았든.

 

 

 

 

*저자 시몬 엘린은 프리랜서 작가이자 제이모어 매거진의 에디터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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