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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 웹툰 작가에 월급 최소 200만원 보장

‘관절’이라는 필명을 쓰는 스물다섯살 웹툰 작가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평일에 만화를 그리고 주말이면 편의점, 피시방에서 일하거나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다. 생계를 위해서였다. 웹툰을 그려 인터넷에 올려서는 돈 한푼 벌지 못했다. 몇 안 되는 고정 팬 때문에 돈도 못 벌면서 연재를 끊지 못하는 상황을 그는 ‘모래지옥’이라 불렀다. 발밑이 푹푹 꺼지는 느낌으로 몇 년을 버텼다.

그런 그가 ‘전업 작가’를 꿈꿀 수 있게 된 것은 2013년 9월부터였다. 당시 갓 탄생한 유료 웹툰 사이트였던 ‘레진코믹스’(이하 레진)는 연재 작가에게 ‘미니멈 개런티’라는 명목으로 40만원의 기본급을 보장했다. 적은 돈이었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자 그는 과감히 전업 ‘웹툰 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3일 레진을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연재 작가의 기본급을 2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웹툰이라 해도, 인지도가 낮은 신인 작가라도 일단 레진에 연재가 채택되면 한달에 200만원은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열정페이’만 난무하는 창작·예술 직종에선 기대하기 어려웠던 ‘생활임금 보장’의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생활임금은 물가와 상황을 고려해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임금을 보장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확립된 개념은 아니다. 레진은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연재 작가의 기본급을 올림으로써 임금지급 기준이 될 노동시간과 작업량을 측정하기 어려운 창작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환경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다. 레진은 이번 인상 직전까지 지급하던 기본급이 150만원이었으며, 이번 인상으로 매달 1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웹툰 작가에게 생활임금이 될 수 있는 200만원의 기본급이 지급된다는 이야기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다. 물론 연재 작가가 되는 길이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레진에 투고를 해서 연재 작가로 발탁될 확률은 5% 수준이다. 하지만 연재 작가가 되고도 작품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 소득이 바닥을 기는 것이 현실이다. 웹툰 작가 ‘관절’은 “신인 작가가 프로가 되고도 생계를 잇지 못하는 상황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수입조차 얻지 못할 것이란 불안은 수많은 청춘의 꿈을 흔든다. 웹툰 작가 ‘관절’ 역시 “최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웹툰 작가들은 월세도 못 낼 박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지겹도록 들어 작가 되길 망설였다”고 했다. ‘기본급 200만원’에는 이런 불안을 다독이는 ‘생활임금’의 의미가 담겨 있다.

레진은 연재 작가에게 이런 기본급에 더해 작품의 반응이 좋아 매출이 생기면 상호 간에 약속된 비율대로 추가 수익을 돌려준다. 2013년 6월 웹툰 사이트의 문을 열 당시에 40개 수준이던 연재 작품 수는 꼬박 2년여를 넘긴 올해 8월 현재 185개로 늘었다. 작가 수도 그만큼 늘었다. 한희성 레진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작가들에게 기본 생활비를 제공해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레진의 이번 결정은 역대 게재 작품 1000개 돌파를 맞아 준비한 ‘창작자 우대 프로젝트3’의 일환이다. 기본급 200만원 보장과 함께 연재 작가에게 앞으로 ‘건강검진’도 제공하기로 했다. 레진의 지원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작가 ‘초코아치’는 “직업 특성상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하고 생활리듬이 불규칙해 건강이 걱정이었지만 일반 회사원이 아니다 보니 건강검진을 꿈도 못 꿨는데 레진이 이런 작가들의 마음을 이해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하게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하면서 안정된 삶을 꾸리는 것”을 앞으로의 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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