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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역사'로 자부심 심어주려는 정부에 대한 교수의 일침(화보)
ⓒ한겨레

“역사란 것은 과거를 미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닙니다. 반성적으로 성찰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애국심도 강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길을 가다가 자기 스타일에 맞는 사람이라고 해서 목을 쥐어짜면서 ‘너는 나를 좋아해야 한다’고 소리치면, 사랑이 생겨납니까? 그건 폭력이죠.”

19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 앞 계단에서 하일식 교수(연세대 사학과)의 거리 역사 강좌가 시작되자 100여 명의 시민들은 숨 죽여 경청했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갔다해도 춥기 마련인 12월 하순, 거리 역사 강좌 현장에 몰려든 ‘학생’들은 방석, 손난로까지 동원해 시린 손끝으로 필기를 하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하나의 역사'로 자부심 심어주려는 정부에 대한 교수의 일침(화보)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에 맞서 한국역사연구회가 제작하는 대안 한국사 도서의 총괄을 맡기도 한 하일식 교수는 이날 거리강연에 나서 현대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만을 강요하는 현 상황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40년 전으로 역사 되돌렸다. 더디긴 하지만 역사가 질척질척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최근 느꼈다”며 우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현재 교육부는 스스로 검정해 통과시킨 책들을 좌편향이라고 매도하고 있고 온갖 반칙이 난무하고 있다. 비밀 테스크포스(TF) 팀까지 만들어 정권의 사조직처럼 보인 것”이라며 “권력자가 주입하면 올바른 내용이 됩니까?”라고 물었다. 시민 학생들은 큰 소리로 “아니오”라고 답했다.

하 교수는 “민주사회에서 국민들은 무엇이 옳은지 개인이 판단할 수 있고, 나와 다른 판단하고 다른 생각 하는 사람이 공존한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를 보자면, 6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비정규직이고,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에 시달리고, 젊은이들은 일자리 구하기 힘든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자부심 어떻게 생겨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상고사 연구에 쏟는 관심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2013년부터 정부에서 상고사를 정립하란 내용이 전달됐고, 수십억에 달하는 연구비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 고대사를 연구한 사람들은 서로 지원하지 말자고 알음알음 연락을 작년 초에 돌렸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총리와 교육부장관이 상고사를 정립하는 쪽으로 애쓰겠다고 발표해 행여 상고사 부풀리기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새삼 다시 하게 됐다”며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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