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지방정부의 명칭이 ‘전남광주특별시’로 확정됐다. 후발주자인 광주와 전남이 치고 나가자,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전남 통합 추진 특별위원회가 연 공청회. ⓒ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지역 국회의원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특별법 검토 시·도지사·국회의원 제4차 간담회’에서 통합 지방정부의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로 결정했다. 시·도 간 이견이 첨예했던 주 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광주·무안·순천에 있는 기존 3개 청사를 그대로 활용하기로 방안에도 합의했다. 통합의 중대 쟁점인 이름과 주 청사 문제가 ‘아주 쉽게’ 정리된 셈이다.
전남광주특별시의 약칭도 ‘광주특별시’로 결정됐다. 정식 명칭에는 전남을 앞세우면서도, ‘오월 정신’으로 대표되는 광주의 도시 가치와 정체성을 함께 반영하겠다는 절충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새 지방정부의 명칭을 둘러싼 갈등은 어느 지역에서나 민감한 사안이다. 과거 경남 마산·창원·진해시 통합 당시에도 각 지역은 저마다 명칭의 선두에 자신들의 이름을 두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공무원 사회 안팎에서도 통합시 명칭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마산시의 전경. ⓒ마산시
마산시는 창원시가 1980년 4월1일 마산시 관할 창원지구출장소와 의창동을 편입해 승격됐다며 ‘마창진’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창원이 마산에서 ‘분가’했다는 논리였다. 반면 창원시는 행정구역 명칭의 역사적 변천을 따지면 창원이 더 오래됐다며 ‘창마진’이 옳다고 맞섰다. 여기에 인구가 50만8천 명으로 마산(40만7천 명)과 진해(17만 명)를 크게 웃돈다는 점을 내세워 산술적 우위를 강조했다. 진해시는 해군 군수작전의 중심지이자 신항을 보유한 지역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기능·관광·해양레저 경쟁력을 앞세워 ‘진창마’를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창진도, 창마진도, 진창마도 아니었다. '창원시'로 결정났다. 마산과 진해는 지명에서 사라진 것이다.
한편 현재 논의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에는 이와 같은 명칭 논란과 별개로 새롭게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전·충남 통합 법안이 다음 주 중 발의될 예정인 가운데, 당초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대전시와 충남도가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애초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를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강한 추진 의지를 보이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양 시·도는 그간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면서도 통합 자체에는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정부의 통합 지원책이 구체화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실질적 자율권 확대 없는 ‘종속적 지방분권’에 불과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농업진흥지역 해제, 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핵심 지원책이 빠졌다는 것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이미 시·도의회 의결을 거쳤지만, 민주당 법안이 제출될 경우 새롭게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