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현, 이진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잇달아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쪽 주장을 법률적으로 깨뜨림에 따라 지귀연 부장판사의 1심 마지막 재판 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백대현, 이진관, 지귀연 부장판사의 '3단 공격'에 윤 전 대통령이 허물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왼쪽부터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을 맡은 백대현 이진관 지귀연 부장판사. ⓒ 허프포스트코리아
22일 정치권과 법조계 반응을 종합하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와 관련해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23년형이 선고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서도 법정 최고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의 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한 전 총리에게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주요임무 종사 혐의를 두고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12·3 비상계엄은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못박았다.
특히 이진관 판사는 "이제부터 12·3 내란이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하면서 친위쿠데타의 성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판결을 두고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헌정질서를 짓밟는 권력형 내란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선언이다”며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중형은 윤석열 내란 본류재판의 기준선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중형 선고에 앞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재판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백대현 부장판사가 이끄는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가 적법하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줄곧 공수처가 책임자의 승낙을 받지 않고 대통령 관저를 수색해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 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110조 1항을 근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규정을 이유로 공소기각을 꾀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다투긴 어려우니, 수사의 불법성을 근거로 재판이 성립하지 않아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법기술'을 부리려 했는데 백대현 재판부가 이를 법률적으로 깨뜨린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되고 탄핵심판이 청구돼 대통령으로서 권한행사가 정지된 피고인(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하는 것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백대현 판사는 이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 실행의 착수’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판시한 대목은 이진관 판사가 12·3 계엄선포를 내란으로 판결하는 데 예고편이 됐다.
백대현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이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어 내란죄 해당 여부를 직접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으면서도 "12·3 비상계엄의 선포는 내란죄의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줄곧 체포의 불법성과 비상계엄의 적법성을 주장해왔지만 백대현 재판부와 이진관 재판부가 단계적으로 그 논리를 깨뜨린 셈이다.
이제 공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을 다루는 같은 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로 넘어갔다. 이 재판에서 특별검사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앞서 백대현 부장판사가 공소기각을 차단하는 판결을, 이진관 부장판사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 규정한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지귀연 재판부도 사실상 마지막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서 이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지 부장판사가 다르게 판단한다면 백대현, 이진관 부장판사의 판결을 정면으로 탄핵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