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을 향해 전격적으로 합당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과 사전 교감 없이 진행된 이번 ‘기습 발표’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독단이라며 강한 반발이 나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두 당이 합당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방선거 전에 전격적 합당 추진은 예상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정 대표의 전격적 합당 제안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있는 두 당이 6·3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같은 날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의 제안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며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께 보고 올리겠다”며 “저는 이 모든 과정에서 당대표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오늘 26일 당무위원회를 개최한 뒤 그 주 후반에 의원총회가 열릴 것 같다"며 "그 외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합당 제안 발표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특히 당 지도부인 한병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조차 기자회견 직전에야 합당을 제안할 것이란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통 논란’이 전면에 부각됐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합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절차 무시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공개 제안하기 전 당원들의 공감대나 합당 요구가 컸거나, 아니면 적어도 구성원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은 거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이 당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정 대표가 합당을 통해 자신을 지지하는 성향의 당원을 더욱 확충하려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합당 제안이 당의 미래보다는 당대표 개인의 정치 일정, 특히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 대표의 합당 발표가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이룬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바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취재진과 만나 “양당 통합과 정치적 통합은 평소 이재명 대통령의 지론이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정 대표가 제기했고, 조국 대표도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으니까 양당 간 논의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전에 당 내부에서 비판적 기류가 강했는데 홍 정무수석의 발언이 알려진 뒤에는 조금 가라앉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