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들은 1년6개월 안에 보유 중인 자사주를 모두 처분해야 한다. 롯데지주도 이러한 기조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의 시행이 머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자사주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2일 법제사법위원회의 3차 상법개정안 심의가 연기됐다. 그러나 시행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란 게 업계의 입장이다.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 심사는 21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미뤄졌지만 입법 방향과 내용이 이미 굳어진 만큼 개정법 통과를 전제로 한 논의가 시장과 기업에 이미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지주는 자사주 비중이 27.51%로 여전히 50대 그룹 핵심 계열사 가운데 5위권 안팎의 높은 수준이다. 티와이홀딩스가 29.8%로 가장 높고 롯데지주를 제외하고는 미래에셋생명 26.3%, 미래에셋증권 24.9%, SK 24.8% 등이 뒤를 잇는다.
그런데 롯데지주의 자사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개정법상 예외가 인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럴 경우 소각을 유예한 자사주를 지배력 유지에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는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 구도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해 롯데지주 주식 4168주를 매입해 지분을 늘렸지만 현재 지분율은 0.03%에 그친다.
신 대표는 2022년부터 매년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빠르게 넓혀왔다. 2023년 말 전무로 승진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성장실장을 맡았고 2024년 말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처음으로 계열사 수장에 올랐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현실적 선택지로 거론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사장단회의(VCM)을 열고 비상 경영 국면에서 수익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본수익률(ROIC)을 핵심지표로 삼아 실질적 이익 창출에 집중하자는 방향이 설정됐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5조6920억 원, 영업이익 349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보다 매출은 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추정됐다. 다만 순손실은 2430억 원에 달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올해까지 주식발행총수의 15% 내외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5%가량을 정리했다. 다만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자사주 17.51%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는 아직 뚜렷한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