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해 법원에서 유죄 선고가 나왔음에도 공수처 수사가 위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나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과 함께 윤 전 대통령 용산 관저 앞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나 의원도 특수공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민의힘 통일교 게이트·더불어민주당 공천뇌물 특검 촉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경원 페이스북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침묵? 당시 공수처의 수사와 체포영장발부·집행이 위법 부당했다는 나의 법적 견해는 그때도 지금도 동일하다”며 “내란죄 수사권은 국가수사본부에 있다는 것이 나의 법적 견해”라고 적었다.
나 의원의 주장은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6일 공수처가 직권남용죄로 수사를 시작해 관련 범죄인 내란죄로 수사를 확장한 것은 문제가 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나 의원은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거론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허용된다면 왜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멈춰야 하냐는 것이다.
나 의원은 “듀 프로세스(Due Process·적법절차)는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에게나 적용될 법치의 최소 기준”이라며 “만약 이번 판결처럼 현직 대통령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와 체포가 가능하다면 현재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시 윤 전 대통령과 현재 이 대통령은 탄핵에 의해 직무정지가 되지 않았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인 반면 이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전 수사와 재판은 내란죄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나 의원이 이처럼 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배경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법원이 공수처 영장 집행의 정당성을 인정한 만큼 당시 물리력을 동원해 집행을 방해했던 의원들이 사과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맞서기 위한 주장으로 읽힌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체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며 법치를 훼손한 국민의힘 소속 45명의 ‘윤석열 방탄 의원단’은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고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