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을 놓고는 ‘문명적 변화’라며 국가 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19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18일 방송된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와 같아 다시 출발하려면 더 큰 힘이 든다”며 “이처럼 한국 경제는 이미 성장의 불씨가 약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지금 전환하지 않으면 자본·인력 유출과 같은 ‘리소스 탈출’로 경제회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대한상공회의소.
이어 “경제 성장은 청년세대에게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도 되는가?’라는 미래의 희망과 직결된다”며 “성장이 멈추게 돼 희망이 적은 곳 혹은 아예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는 곳이 된다면 청년들의 불만과 이탈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 경제의 둔화를 설명하며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괴리를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성장률은 5년 마다 1.2%씩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며 “현재 잠재성장률은 1.9% 수준으로 낮아졌고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더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잠재성장률보다 실질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지만 우리의 정책과 행동이 실제 결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요인이 너무 많아서 마치 사람으로 보면 ‘왜 건강이 나빠졌을까?’ 이렇게 묻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업들이 성장에 집중하기 어려운 가장 큰 원인으로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제도 환경을 꼽았다.
최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면 혜택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의무가 급격히 증가한다”며 “이른바 ‘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을 통해 얻는 과실보다 성장에 따라 감당해야 할 규제와 리스크가 더 커지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현상 유지를 선택하게 된다”며 “이 구조에서는 기업의 성장이 국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봤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은 지원하고 대기업은 누르는 현재의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며 “이제는 ‘성장’ 그 자체를 지원 대상으로 삼고 성장에 관한 사회적 격려 분위기를 통해 민간 경제의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놓고는 석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수준의 문명적 변화라며 국가 전략의 핵심 요소가 돼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시장 조성 △기술검증(POC) 지원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전 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를 목표로 해야 AI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자가 가능하다”며 “경제계 주체들이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