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치킨 브랜드인 BHC와 BBQ, 교촌치킨 등의 가맹점주가 본사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가 본사에 내는 차액가맹금이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한 소송에서 법원이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의 한 피자헛 가게 모습. ⓒ뉴스1
차액가맹금은 본사에서 가맹점에 원·부재료를 공급하면서 받는 유통마진이다. 예를 들어 치킨가게 사장님은 튀김유와 염지닭 등을 본사로부터 공급받고 그 비용을 낸다. 이 비용이 가맹금의 개념에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판결은 가맹점주 측이 최종 승소한 첫 대법원 확정 판결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 판례가 적용된다면 동종업계의 유사 소송도 가맹점주가 승소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가운데 소송을 진행 중인 유사 사례는 치킨과 피자, 족발 등 외식 프랜차이즈 전반에 걸쳐 17개에 달한다. 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소송 진행하고 있는 곳은 치킨업체인 bhc·교촌치킨·BBQ치킨을 비롯해 햄버거업체인 버거킹·맘스터치 등도 포함됐다. 카페·디저트업체 베스킨라빈스와 투썸플레이스 등도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차액가맹금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약서상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본사가 계약상 근거 없는 금액을 취득했으므로 부당이득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일부 부당이득을 인정하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피자헛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부당이득 216억 원가량을 반환해야 한다.
만약 현재 소송 중인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도 가맹계약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가맹점주에게 유리해진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시행령이 개정된 2024년 이후부터는 다수 업체가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그전에 맺은 계약의 경우에는 관행적으로 대다수가 이를 명시하지 않은 상태다.
차액가맹금을 명시했더라도 그 금액이 적정한 도매가격이 아니라면 법원이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아진다. 시행령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주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할 때 적정한 도매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적정한 수준은 가맹점주가 정상적 거래관계를 통해 제3자로부터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평균 차액가맹금을 살펴보면 전체 금액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맹점주가 원·부자재를 공급받고 지불하는 금액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져가는 차액가맹금은 2019년~2022년 기준 연간 평균 2천만 원~3500만 원 수준으로 가맹점 매출의 5~9%를 차지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2024년 기준 평균 매출액의 16%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파악됐다. 가맹점주가 내는 가입비와 임차료, 영업활동에 관한 지원·교육비 등 부차적 가맹금을 포함하면 가맹점주의 부담은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