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최상위 건설사들의 수주 독식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구역의 재건축 현장. ⓒ연합뉴스
대형 건설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거둔 가운데,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최상위 건설사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국적으로 77조 원 규모의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최상위 건설사들의 수주 독식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 리스크가 적은 도시정비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사업지의 물량까지 쏟아지며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2025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48조6655억 원이다. 이는 2024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7조8609억 원보다 74.7%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역대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했다.
얼핏 도시정비사업 전체가 엄청난 성장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각 건설사별로 수주 실적을 들여다보면 증가폭에 큰 차이가 있다. 전체 수주액은 직전 해보다 20조8046억 원 증가했으나 이 가운데 약 절반가량인 48.3%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주 증가분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건설은 업계 처음으로 도시정비 수주액 10조 원을 넘겼다. 직전 해인 2024년 6조613억 원에서 73%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9억 원)을 중심으로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 원),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 원), 장위15구역 재개발(1조4660억 원) 등 주요 사업지를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7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9조2388억 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했다. 직전 해 3조6398억 원의 수주액보다 154%가량 증가한 것이다.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1조5695억 원), 신반포4차(1조310억 원), 장위8구역(1조1945억 원) 등 1조 원 이상 사업을 3건 수주하며 주요 사업지에서 선전했다.
이에 비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6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사망 사고로 신규 수주를 중단했다. 시공능력평가 9위 SK에코플랜트는 10대 건설사 중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수주액이 줄었다. 2024년 1조3073억 원이었던 수주액은 2025년 9823억 원으로 3250억 원 감소했다.
건설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수주액 감소 원인을 올해 상반기까지 IPO(기업공개)를 진행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선별적으로 수주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지난해보다 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전국적으로 약 77조 원에 달하는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3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압구정과 여의도 등 대규모 사업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물량의 상당수가 사업성이 보장된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급지’의 도시정비사업에서는 금융권과 조합의 선택이 대형 건설사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10대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 속에서도 수도권 대어급 사업지에는 사활을 걸고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위 건설사들의 수주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운 양강 구도가 견고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갈길 먼 국내 건설, 기대되는 해외 수주’라는 제목의 2026년 건설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도시정비 수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압구정, 성수, 한남 등 주요 재건축, 재개발 사업지의 수주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