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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은 엔씨소프트가 주력인 MMORPG를 단 한 개도 내세우지 않는 도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26년은 엔씨소프트가 주력인 MMORPG를 단 한 개도 내세우지 않는 도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2026년은 엔씨소프트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탈피’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분기점이다. 내년 공개되는 주요 작품 세 가지는 모두 MMORPG 장르와 거리가 멀다. 그동안 엔씨소프트가 가장 잘해온 분야인 MMORPG를 단 한 개도 내세우지 않는 도전의 해다.

그동안 MMORPG라는 장르에 애정을 드러내왔던 김택진 대표에게는 커다란 도전이다. 김 대표는 2022년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누구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세계, 바로 이러한 자유가 제가 MMORPG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김택진 대표를 게임업계의 전설로 끌어올려준 1998년 작 ‘리니지’가 바로 MMORPG라는 것을 살피면, 김 대표가 MMORPG에 품은 애정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MMORPG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지스타 2025’에서 김 대표는 “MMORPG의 본질을 새로운 각도로 확장해 슈팅, 액션, 서브컬처 등에서도 엔씨만의 색깔을 담아내겠다”며 “신더시티와 타임테이커즈는 새로운 슈팅 경험을, 브레이커스는 서브컬처 감성을 담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신더시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세 작품을 분기별로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신더시티는 개발과 퍼블리싱을 모두 맡은 작품이다. 나머지 두 작품은 퍼블리싱을 맡았다. 신더시티의 장르 명칭은 오픈월드 택티컬(전략) 슈터다. 2018년 초 ‘프로젝트 LLL’이란 명칭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14일 인게임 플레이 영상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을 때 업계의 반응은 “엔씨소프트 게임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당시 공개된 회사 인터뷰에서 개발 총괄을 맡은 배재현 부사장은 “그동안 엔씨가 만들어온 게임들과는 액션과 문법을 달리해 개발하고 있다”며 “최초 타깃 자체를 글로벌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 국내 매출 이끈 엔씨소프트식 MMORPG, 북미·유럽에선 안 통해  

핵심 유저층을 글로벌로 설정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장기인 MMORPG를 피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달리 말하면 해외에서 통하는 장르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고, 그동안 엔씨소프트가 만들어온 MMORPG로는 해외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식 MMORPG는 ‘리니지라이크’라는 한마디로 설명된다. 리니지라이크는 리니지의 BM(비즈니스 모델)을 지칭하는 말로, 사냥터 통제와 공성전 등을 통한 유저 사이 갈등과 경쟁의 촉발, 그리고 이를 통한 확률형 아이템 구매 욕구 유발 등이 특징이다. 게임 이용자들 중에는 리니지라이크를 두고 게임성보다는 과금 유도 방식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한 결과물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까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식 과금 모델을 적용한 리니지라이크 게임으로 매출을 떠받쳐 왔다. 그런데 이러한 BM을 선택하지 않고 슈팅 게임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 설정은 엔씨소프트로선 커다란 도전이다. 그간 엔씨소프트의 매출 구조는 국내를 중심으로 발생해왔다. 지난해 기준 국내 매출은 65.6%에 달한다. 올해 3분기까지도 국내 매출은 62.7%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4.4%에서 올해 리니지2M이 동남아로 진출하며 17.5%로 늘었다. 

문제는 북미·유럽에서의 매출 비중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북미·유럽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8.5%였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7.7%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8월 엔씨소프트 북미 법인인 엔씨아메리카 대표로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영입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지만 아직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 ‘장르 다변화’는 ‘글로벌 시장 개척’과 동의어

게임별 매출 구조를 보면 ‘MMORPG 명가’로서의 엔씨소프트의 한계는 더 명확해진다. 엔씨소프트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내는 게임은 전부 MMORPG 장르다. 모바일 리니지 3형제(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가 모바일 매출의 99%를 차지하고 PC 온라인 게임 매출에서도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길드워2의 MMORPG가 매출을 나눠갖는 구조다. 이만큼 포트폴리오가 단일 장르 위주로 구성된 경우를 찾기도 쉽지 않다. 

엔씨소프트가 ‘비 MMORPG’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은 이런 단일 포트폴리오가 가진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MMORPG 명가’라는 타이틀에 안주하면 한국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장르 다변화’가 곧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인 셈이다. 

진정희 엔씨아메리카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라이크 MMORPG 포트폴리오가 북미·유럽에서 힘을 못 쓴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올해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5’에서 진 대표는 “한국 게임사들이 페이투윈(Pay to Win) 게임만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이 서구권에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신더시티에 거는 기대를 언급하며 “2026년부터는 글로벌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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