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전 보좌진의 잇따른 ‘법 위반 폭로’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개인 비위 논란을 넘어 전직 보좌진과 공개적으로 공방전까지 펼쳐면서 원내 사령탑을 둘러싼 논란이 자칫 민주당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25년 12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26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병기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원내대표 자리를 내려놓는 결단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나와 김 원내대표가 조만간 거취와 관련해 확약할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의견표명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금명간, 빠른 시일 내에 김 원내대표가 직접 본인의 여러 가지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 와중에 또 다른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민심의 흐름이 크게 어떻게 갈지 이런 것들을 살펴보면서 입장 발표의 내용과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전 보좌진을 향한 갑질 횡포 의혹, 항공사 숙박권 수수 논란, 쿠팡 관련 고액식사 접대 의혹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일련의 사태들이 옛 보좌진의 악의적 폭로에 기반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특히 김병기 원내대표는 전날인 25일 성탄절 휴일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과 관련한 폭로 주체로 추정되는 전 보좌진들의 부도덕함을 지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함께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와 관련된 의혹의 제보자는 과거 저와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직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을 직권면직하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개인적 불화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 보좌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과 예의가 없는 대화를 확인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텔레그램 대화방 공개행위가 오히려 정보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어 점점 더 수렁에 빠지는 모양새다. 실제 김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진은 해당 자료가 김병기 원내대표의 배우자에 의해 불법적으로 취득됐으며 이를 공개한 것을 법률 위반이라며 고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를 둘러싸고 전직 보좌진과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공개적 엄호를 하기보다는 자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강성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병기 원내대표의 해명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 내놓기도 했다.
강 부대변인은 "폭로한 사람도, 김병기 원내대표도 처신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다시 생각할 여지가 없이 잘못한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BBS라디오에서 "김병기 원내대표가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를 했지만 더 자숙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보좌진과의 갈등을) 탓하기 전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지 반성의 계기를 국회의원 전체가 갖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