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연내 보완해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범여권에서 위헌적 요소를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 더해 사법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반발을 어떻게 넘길지 관심이 모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개혁진보4당 정치개혁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청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 기간으로 예정된 21~24일 안에 국민이 걱정하지 않을 내용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란재판부 설치를 두고 '찬성한다'는 의견과 '기존 재판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정치적으로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여론조사'에서 '현재의 재판부를 통해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40%,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해 이관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로 동일한 수치로 나왔다. '의견 유보'는 20%로 나왔다.
정치성향별로 살펴보면 진보층에서는 '기존 재판부 유지' 응답이 24%, '내란재판부 이관' 응답이 66%로 나왔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기존 재판부 유지' 응답이 57%, '내란재판부 이관' 응답이 25%로 조사됐다. 중도층에서는 '기존 재판부 유지'와 '내란재판부 이관' 응답이 각각 42%, 39%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이런 여론 상황에서 앞서 11일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국회 입법을 두고 정청래 대표를 만나 쓴소리를 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석연 위원장은 "헌법이 마련한 궤도를 벗어난 정치는 이미 헌법적 상황이 아니다"며 "현실정치와 관련해 욕을 먹든, 문전박대를 당하든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두고 위헌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의 권고로 읽힌다. 이석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제28대 법제처장을 역임했으며 사법시험과 행정고시를 모두 합격한 인물이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정청래 대표로서는 법관들의 반발 움직임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관대표 126명 가운데 84명이 출석으로 개의됐는데 이 자리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두고 위헌성과 재판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결의가 통과된 바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입장문에서 "비상계엄 관련 재판의 중요성과 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엄중히 인식한다”면서도 “위헌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재판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법원에서 5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두고 위헌성이 심각하며 재판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 모였다. 민주당과 정청래 대표가 주도한 법안에 정면으로 맞서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에서 위헌성을 최대한 제거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구체적 법적용 과정에서 사법부의 반발과 견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 나눈 통화에서 "결국 입법부 차원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의 위헌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해도 사법부가 법적 논리전개를 통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견제하려는 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인터뷰 방식을 통해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