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와 비한(비한동훈)계 사이에 공방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한동훈 전 대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열쇠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스1
10일 국민의힘 내부는 당무감사위원회의 ‘당원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두고 하루 종일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지난해 9~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를 비롯해 그 가족들과 같은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를 비난하는 글이 다수 게시되면서 점화됐다.
윤 전 대통령 탄핵정국을 지나면서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당무감사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호선 위원장이 9일 중간 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지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당원 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의 가족 이름과 동일 이름을 사용하는 A씨, B씨, C씨는 같은 서울 강남구병 선거구 소속”이라며 “휴대전화 번호 끝 네 자리가 동일하고 D 씨는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되며 위 4인의 탈당 일자가 (지난해 12월 16~19일로) 거의 동일한 시기”라고 밝혔다. 사실상 논란이 됐던 당원 네 명이 한 전 대표의 가족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조사 결과다.
이에 친한계는 당무감사위원장의 개인 명의 발표와 당원 정보 공개가 부적절하며 심지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즉각 반발했다. 또한 비상계엄 사과 회피 등으로 코너에 몰린 장동혁 지도부가 정치적 시선을 돌리기 위해 논란을 들춰냈다고 주장했다.
친한계의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듯 가족 실명까지 공개한 것은 명백한 인격살인”이라며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조사가 특정 정치세력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갑자기 조사가 시작된 배경과 중간 조사 결과가 공지된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범인이 드러나자 당무감사위원장을 공격하는 친한계의 행태가 이재명 민주당과 똑같다”고 맞섰다. 한 전 대표 가족의 행위라는 게 사실상 드러난 것인 만큼 한 전 대표의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한 전 대표는 이 상황을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공작’으로 해석하며 계파 갈등으로 규정했다.
한 전 대표는 9일 SBS 유튜브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윤어게인’ 하면서 장동혁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며 “최근 장 대표가 코너에 많이 몰리다 보니 당내에서 정적을 어떻게든 공격해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선택을 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지도부의 상황은 타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가족 연루 의혹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 해명과 책임 있는 답변 없이는 논란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한 전 대표가 이것에 대해 유감 표시를 할 것인지, 그 정도의 사안이 아닌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본질”이라며 “가족이 이 정도는 해도 나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을 하시면 쓴 건 맞는데 이 정도는 문제없는 것이라 밝히면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여 투쟁 동력을 확보하고 지방선거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댱내 소모전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근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가족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번지며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집중해야 할 것은 내부 갈등이 아니라 국민 민생과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책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