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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한진 사장. ⓒ뉴스1
조현민 한진 사장. ⓒ뉴스1

조현민 한진 사장 체제 이후 한진의 시야가 눈에 띄게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 택배·운송 중심의 물류기업에서 벗어나 패션·뷰티·데이터·콘텐츠 등 물류 밖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새로운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
 
“물류가 닿는 곳이면 어디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다”는 판단 아래 물류를 산업 전반과 연결하는 방식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조 사장은 IT, 패션, 뷰티, 엔터테인먼트 등 물류 외의 분야에서도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항공사 재직 시절부터 게임·IT 분야에 대한 개인적 관심을 디지털 마케팅과 접목해 온 경험이 한진 경영 전반에도 이식되면서 전통 물류의 틀을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진 올해 사업목적에 광고대행·데이터 사업 추가. ‘종합 물류 설루션’ 기업으로 재정의

한진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광고대행과 마이테이터사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 카카오톡 채널 등 자체 플랫폼을 통해 광고사업을 전개하고 운송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한진은 출자법인 휴데이터스와 맵(Map)운영사 간 3자 계약을 맺고 운송장 데이터에서 개인식별정보를 분리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업성이 검증되면 외부 파트너사에 데이터를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같은 시기 영문 사명도 ‘운송(Transfortation)’에서 ‘물류(Logistics)’로 변경했다. 물류는 운송보다 넓은 의미로 자원 획득과 보관, 운송 등 모든 과정을 포괄한다.

단순 운송을 넘어 물류 컨설팅, 공급망 관리(SCM), 글로벌 포워딩, e커머스 풀필먼트 등을 아우르는 사업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2850억 원을 들여 문을 연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이다.

하루 최대 12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거점으로, AI 기반 분류 시스템과 3D 스캐너, 밸런싱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집약돼있다.

한진은 2026년까지 자동화 설비 기반 터미널 확장에 2158억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 한진 디지털·패션·뷰티까지 물류영역 재해석, 조현민 ‘로지테인먼트’ 마케팅 전략 

조 사장은 2021년부터 ‘로지테인먼트(물류·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와 ‘섹시한 물류’를 앞세워 물류를 콘텐츠로 풀어내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소비패턴과 고객 취향이 급변하는 만큼 물류도 트렌드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2021년 물류 과정을 게임화한 ‘택배왕 아일랜드’와 ‘물류형 아일랜드’를 선보였고, 2022년 네이버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체험형 미래 물류공간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구축했다.

같은 해 택배기사의 일상을 다룬 단편영화 ‘백일몽’을 제작 지원해 ‘물류를 친근하게 만들겠다’는 브랜드 방향성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더 나아가 패션·뷰티 등 인접 산업을 지지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물류사업 확장도 시도했다.

이를 위해 2023년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조 대표가 총괄을 맡았다. 물류 설루션과 중개 설루션, 이커머스사업, K패션설루션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K패션솔루션팀에서는 패션브랜드 해외진출 지원 플랫폼 ‘숲(SWOOP)’과 해외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 TOWN)’을 운영하고 있다. 

숲은 브랜드 해외 판매처 연결과 패션 특화물류 서비스 등을 지원하며, 훗타운은 ‘사줘요·팔아요’ 기능을 통해 개인 간 해외 상품 거래를 중개한다.

지난해 한국패션산업협회와의 업무협약을 맺고 K뷰티엑스포에 참가하는 등 패션·뷰티 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현재 원클릭택배와 슬로우레시피 등 6개의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 조현민 관심사가 ‘비물류 영역’의 신사업으로, 전문인력과 현장 실행력 보강은 숙제

조 사장은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비물류 출신’의 이력 덕분에 전통 물류기업의 틀을 넘어 새로운 사업 영역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남가주대(USC) 커뮤니케이션 학사와 서울대 경영대학원 글로벌경영 석사를 마친 뒤 광고대행업체 LG애드(현 HS애드)를 거쳐 한진그룹에 입사했다.

한진그룹에서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여객 마케팅부 상무를 거쳐 진에어 마케팅본부장,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 한진 마케팅총괄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1년에는 대한항공 광고로 한국광고단체연합회의 ‘대한민국 광고대상’과 서울AP클럽의 ‘올해의 홍보인상’을 받았다.

조 사장은 스타크래프트를 즐길 만큼 게임과 IT 분야에도 밝아, 이를 e스포츠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해왔다.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 ‘스타리그’를 후원하면서 2본사 격납고에서 결승전을 열고, 스타크래프트II 광고 래핑 항공기를 선보이는 등의 마케팅으로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다만 급격한 사업 확장 속도만큼 현장 실행력과 조직 전문성이 보강돼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40여개 기업에 출자를 하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2조5천억 원대로 2021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플랫폼 사업의 경우 직구 애플리케이션 ‘훗타운’은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출시된 뒤 지금까지 8천 명대에서 머무르고 있고, 배달주문 애플리케이션 ‘디지털이지오더’는 상품 수가 200여개에 그치고 사실상 이용자가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조 사장은 2010년~2016년 미국인 국적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확인돼 국토부 조사를 받았다. 또 임직원을 상대로 한 이른바 '물컵 갑질' 의혹이 나오면서 한때 항공 경영에서 물러나야 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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