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이 ‘케데헌’ 더피를 예시로 들었다.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2025년 9월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가 열렸다. ‘AI(인공지능)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개 토의에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을 포함해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다수 참석해 각국의 대표들이 AI 활용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의장석에 앉아 직접 공개 토의를 주재했다. 한국 정상이 의장국으로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 건 이번이 최초다. 한국이 9월 한 달간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으면서 이날 회의도 한국어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의 직전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AI와 관련해 전 유엔 회원국 대상으로 열리는 첫 공개 토의 주재를 맡게 돼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한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유엔에서 의사봉을 든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에서 의사봉을 든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가 AI라는 도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따라 우리 앞에는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유일하고도 현명한 대처는 국익을 위해 경쟁하되 모두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미국 토론토대학교 명예교수의 “현재의 AI는 새끼 호랑이와 같다” 발언을 인용한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앞의 새끼 호랑이는 우리를 잡아먹을 사나운 맹수가 될 수도 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더피’가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칼을 비유로 든 이재명 대통령은 “요리사에겐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훌륭한 도구이지만 강도에겐 그저 남을 해치는 위협적인 무기”라고 이야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를 두고 “지식과 정보 처리 전 과정에서 가장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발명품”이라고 평가했다. “잘 활용한다면 저성장, 고물가 같은 난제를 해결해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내고, 의료·식량·교육 등 여러 문제에 해답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이재명 대통령은 이와 동시에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채 끌려가면 ‘철의 장막’을 능가하는 ‘실리콘 장막’으로 작동해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라며 경계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안보리 회의 중 의장석에 앉은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국제사회가 단합해 ‘책임 있는 이용’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발언한 이재명 대통령은 안보리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안보 환경에 AI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잘만 활용하면 WMD(대량살상무기) 확산을 감시하는 등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훌륭한 도구가 되겠으나 이 무시무시한 도구가 통제력을 상실한다면 허위 정보가 넘쳐나고 테러,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는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공동의 대응 방안을 거듭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주도하는 길에 앞장서겠다”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함께 언급하며 “인공지능이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의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AI 기본사회’, ‘모두의 AI’가 새 시대 뉴노멀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AI가 불러올 ‘문명사적 대전환’ 앞에서 인류는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을 찾아온 유엔의 빛나는 역사에 그 답이 있다”라며 “우리 앞에 주어진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마다하지 말자. AI가 가져올 변화를 인류가 재도약할 발판으로 만들어 내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