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경제계 인사들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백악관 인스타그램 /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
2025년 9월 17일(이하 현지시간) 트립 톨리슨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지역 언론인 ‘서배너 모닝 뉴스’에서 “우리는 한국에 의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배너 경제개발청은 조지아주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의 일자리·투자 창출 등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기구다.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톨리슨 청장은 “특정 개인이 설치해야 하는, 이러한 독점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인 근로자들이 돌아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톨리슨 청장은 “오직 한국인 근로자들만이 배터리 셀 장비 등을 설치하고 미국인 임직원들에게 기술과 사용법을 가르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서배너 경제개발청에 따르면 조지아 메가사이트 내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 협력업체에서 고용한 인원은 현재 기준 3천219명. 이번 한인 노동자 체포·구금 사태가 벌어진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고용 인원을 제외한 명수다.
갑작스러운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수갑과 쇠사슬을 차야 했던 한국인 근로자들.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
이민국 단속 당시 톨리슨 청장은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었다. 톨리슨 청장은 “사전에 단속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라며 단속 규모에 놀랐다고 밝혔다. 톨리슨 청장은 “이곳에 온 한국인들은 섬세한 재능을 갖춘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겪은 실망감을 이해한다. 우리는 한국인들에게 의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주 톨리슨 청장은 디트로이트에서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함께 현대차 경영진들을 만났다. 톨리슨 청장은 “현대차 경영진들은 매우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프로젝트를 반드시 완공하기 위해 그들을 도울 거라고 알렸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환을 위한 많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톨리슨 청장은 이번 사건이 “작은 차질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빠른 시일 내로 복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여전히 협정은 유효하다”라고 첨언했다. 경제개발청의 대변인 필립 리너트는 “체포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은 장비 설치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숙련된 사람들”이라며 “건설 단계에서 장비 설치와 인력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방문했다”라고 말했다.
호송 버스에 오르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도 지난 16일 입을 열었다. 켐프 주지사는 “이번 사건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많은 기업들이 겪은 문제”라며 “미국 비자 제도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라고 했다. 크리스 클락 조지아주 상공회의소장 역시 “한국·일본·독일 기업 공장 건설을 도우려 들어오는 근로자를 위해서든, 농장 근로자를 위해서든, 미국의 비자 프로그램 개편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조지아 노동자들에게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 조지아주 HL-GA 베터리회사 건설 현장을 덮쳐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했다. 구금됐던 한국인들은 일주일여 만에 석방됐고, 그중에는 합법적인 B-1 비자(출장 등에 활용되는 단기 상용 비자) 소지자도 포함돼 있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한국 시간으로 15일, “국무부 부장관의 유감 표시로는 부족하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적인 유감 표시 및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른 나라 또는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라며 한국인 구금 사태를 의식한 듯한 글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을 환영하고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라며 “우리는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고, 머지않은 미래엔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그들보다 잘하게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