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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예약 페이지 ⓒ뉴스1/강남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예약 페이지 ⓒ뉴스1/강남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서울 수도권의 대학병원 4곳도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전문의 부족으로 주말 해당과 응급진료를 중단하거나 차질을 빚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출생으로 소아 환자가 줄고 의료사고 소송 부담도 커지면서 전공의들이 소청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실제 응급 진료나 입원 중단 등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이대목동병원 등 수도권 3곳의 대학병원이 주말이나 평일 야간 소아청소년과 응급실 진료를 중단했고, 인제대 상계백병원은 40%가량의 응급진료만 보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 전공의가 없어서 지난 9월 초부터 평일 외래진료가 끝난 야간과 주말엔 소아청소년과 응급 진료는 볼 수 없다”며 “단 외상 등 응급의학 쪽 의사들이 볼 수 있는 진료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생후 1개월 미만 신생아나 임신주수 36주 미만의 미숙아, 1살 미만 영유아, 18살까지 청소년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뉴스1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뉴스1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급감하고, 2017년 이대목동병원 사망사고로 의료진 7명이 기소된(이후 무죄 판결) 뒤 전공의가 줄면서 최근 소아청소년의 입원이나 응급 진료가 중단되는 일이 늘고 있다. 지난 12일 가천대길병원은 병원 누리집에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입원이 잠정적으로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2주가량 지난 현재도 누리집에 “내년 1월 중 (소아청소년) 입원이 재개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및 외래는 정상운영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여전히 공지돼 있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중 의사가 없어 진료과 입원을 중단한 사례는 가천대길병원이 처음이었다.

문제는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7일까지 전국 67개 수련병원의 내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를 모집한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191명에 33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17%에 그쳤다. 이른바 ‘빅5’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가운데 이번 모집에서 정원을 채운 곳은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뉴스1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뉴스1

지난 8일 정부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진료 수가를 늘리는 등 내용이 담긴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문의 중심의 소아전문진료체계를 구축하는 등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소아과)는 이날 <한겨레> 통화에서 “여러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환자 진료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본질은 응급실 이후 입원까지 이어지는 뒷단의 진료체계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성인과 달리 소아청소년은 분단위로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진료나 의사결정 등을 빨리할 수 있는 전문의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행위별로 수가를 주다 보니 저출생으로 의료 행위가 적은 소청과는 수익성 때문에 병원이 관련 의사들을 뽑지 않는 문제도 발생한다”며 “수가만 높여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대학병원이 필수의료 인력을 뽑지 않으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취소하거나, 행위가 적어 발생하는 병원 손실을 정부가 100% 보존하는 등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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