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이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헤어질 결심'은 이날 작품상,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각본상(정서경, 박찬욱), 음악상(조영욱)까지 6개 트로피를 거머쥐었는데. 아쉽게도 박찬욱 감독은 촬영차 LA에 체류하는 중이라 시상식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대비해 그가 "픽"해 놓은 대리 수상자가 있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류승완 감독. ⓒKBS
환호하는 '헤어질 결심' 팀. ⓒKBS
단상에 선 류승완 감독이 감독상 수상자로 그의 스승인 박찬욱 감독을 호명하자 '헤어질 결심' 팀은 일제히 환호했다. 영화인들의 축하 속에 주먹을 불끈 쥐며 단상으로 올라간 김신영. 머리를 뒤로 넘기고 하얀 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이 낯선데, 트로피를 쥐고 크게 "파이팅!" 외치는 목소리는 익숙하다.
박찬욱 감독 대리 수상자 김신영. ⓒKBS
그는 "코미디언, 한국말로 희극배우 김신영입니다. 솔직히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꿈만 같습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사람이 살다보면 어렵고 무서운 게 편견과 선입견과 싸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스스로 '코미디언이 영화를? (사람들이) 우습게 보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라며 영화에 출연하며 가졌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박찬욱 감독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보다 먼저 편견을 깨주시고, 사람들의 선입견에 방패처럼 제 앞에 서주신 박찬욱 감독님께서 '소감은 꼭 신영 씨가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해서 '박찬욱의 픽'으로 대신 발표하겠다." 김신영은 박찬욱 감독 성대모사로 그의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신영의 성대모사로 듣는 박찬욱 감독 수상 소감. ⓒKBS
로스엔젤레스에서 촬영하느라 못 갑니다. 원통합니다. 오랜만에 김신영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영화감독이 되어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여러 분야의 재능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만다는 거죠. '헤어질 결심'에서도 참 좋은 배우와 스태프를 많이 만났다. 오래 만난 사람도, 새로 만난 사람도 있다. 그분들과 이 영광 함께 나누고 싶다. 오늘 밤 여러분께 술 한잔 사고 싶지만 그 기쁨은 약간 미뤄둬야 하겠습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앞서 박찬욱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린 지난 5월 칸에서 김신영 캐스팅 비화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연기를 당연히 잘할 거라 생각했다. 안 시켜봐도 알 것 같더라"며 "즉흥적인 순발력도 그렇고 사람들의 특징을 캐치해서 모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김신영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