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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컬렉터로 소문난 방탄소년단(BTS)의 RM. 최근 그가 '국외소재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 분야에 1억 원을 추가 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한국 미술에 대한 그의 '선한 영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 예술계 거장들을 향한 그의 사랑은 특히 각별하다. 지난 8월, RM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내 뿌리는 한국에 있다"며, 국내의 윗세대 예술가들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끔 동기 부여를 해 준다"라고 말하며 '예술 애호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BTS RM은 2019년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공간'을 조용히 찾은 후에 방명록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RM이 이우환 작가의 사인을 액자에 넣어서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이우환 사랑'은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ARMY)'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널리 퍼진 모양새다.

 

국내 경매시장 낙찰총액 부동의 1위, 이우환

RM이 사랑하는 이우환 작가는 국내 경매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힌 거장이다. 이우환은 2020년부터 3년째 국내 경매시장에서 낙찰총액 1위에 오르고 있다. 또한, 작년에는 이우환의 <동풍>이 31억 원에 낙찰되며 한국 생존 작가 최초로 작품이 30억 원을 넘어섰다. 

이우환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명망이 높은 작가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이우환 전시가 열렸으며, 올 4월에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Arles)에 이우환 미술관이 개관했다.

 

여백을 그리는 작가, '그리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철학자

이우환의 작품을 처음 접한다면, "이것이 전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작품에는 점 몇 개, 혹은 선 몇 개만이 그려져 있다. 이우환 작가는 '그리지 않는 그림의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는 붓에 물감을 묻혀 물감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점과 선을 그린 작품이다. 

Lee UFan, From Point (1974)
Lee UFan, From Point (1974)

"그리는 것과 그리지 않은 것의 관계성이 곧 회화"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여백과 사물, 공간의 '관계'를 중시한다. 그래서 얼핏 봤을 때 쉽게 그려진 것처럼만 보이는 그의 작품은 치밀한 계산과 고민, 철학적 사유의 결정체다. 

이우환은 일본 미술의 '모노하(혹은 모노파, 物派)' 운동을 주도한 작가다. 모노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며, 존재와 공간의 만남과 관계 등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이우환은 모노하의 이론적 토대를 정립했으며, 일본과 한국 등의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빈 캔버스에 붓질을 하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비우고, 그 과정에 내재된 본질적인 의미를 발견하며 궁극적으로는 ‘나’와 ‘타자(외부)’간의 관계성을 드러내려고 시도했다. <From Point> 등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일정하게 점과 선을 반복적으로 화면에 담아내면서, 점과 선이 하나의 고정된 개념으로 수렴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옅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다.

 

여백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른바 유有가 무無와 서로 관계하고 반응하여, 거기서 생기는 장 場의 힘의 현상인 것이다. 대상을 장에 녹여 넣고, 그 공간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 다시 말하면 대상의 유를 무로 하여 장을 부각시키는 행위-. 그 터트림이 여백으로서 퍼져 나간다. 

-  이우환의 저서 <양의의 표현> 중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우환의 작품

이우환의 '무제', '조응', 'From Brush' ⓒ아트컨티뉴 갤러리
이우환의 '무제', '조응', 'From Brush' ⓒ아트컨티뉴 갤러리

올 11월 개최되는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이하 GAF)에서는 이우환의 <무제>, <조응>, <Dialogue Ceremic> 시리즈 등의 작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우환, Dialogue Ceramic (2009)
이우환, Dialogue Ceramic (2009)

이우환의 <Dialogue Ceremic> 시리즈는 그가 ‘캔버스와 서로 반응하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시리즈에서 그는 과감한 공간의 구성과 물감의 두터운 물성을 통해 고요하고 정제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그는 이 시리즈를 작업하며 수십번의 고민을 거듭한 이후, 점의 위치가 결정되면 숨을 참고 한번에 점을 그려내었다. <Dialogue Ceramic> 시리즈에서는 이우환 특유의 고요하고 정제된 기운과 점과 여백의 긴밀한 관계성이 주는 긴장감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우환의 'Correspondence', 'Dialogue ceramic', 'East Winds Ceramic'. ⓒ원에이치 갤러리
이우환의 'Correspondence', 'Dialogue ceramic', 'East Winds Ceramic'. ⓒ원에이치 갤러리

이우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GAF)는 올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 센터 C홀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에서는 이우환의 작품은 물론,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인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이 기사는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 조직위원회로부터 취재비를 지원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좌) BTS의 RM ⓒbts.bighitofficial 인스타그램, (우) 이우환의 '조응' ⓒ아트컨티뉴 갤러리
(좌) BTS의 RM ⓒbts.bighitofficial 인스타그램, (우) 이우환의 '조응' ⓒ아트컨티뉴 갤러리

bct@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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