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갛고 반질반질한 몸, 통통하고 큼지막한 집게.
'랍스터'가 자신의 두 번째 자아라면 어떨까.
'메가 팝아트' 장르를 개척한 작가, 필립 콜버트의 이야기다. 일명 ‘랍스터 작가’로 알려진 필립 콜버트는 랍스터를 자신의 자아이자 예술적 심볼로 내세워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 등을 창조해낸다. 그의 유쾌한 세계관이 담긴 작품은 비범하고 자유분방하다.
필립 콜버트의 독특한 이력은 그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올 6월, 그는 더네이버와의 인터뷰에서 니체의 ‘초인(Ubermensch)’ 개념이 그의 작품 속 ‘초랍스터’의 탄생에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익힌 상태의 랍스터는 생명력을 상징하는 새빨간 색을 띠기 때문에, 죽음과 삶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필립 콜버트는 2019년까지 런던 사치 갤러리의 전속 작가였으며, 홍콩 화이트스톤 갤러리, 런던 테이트 모던과 같은 핵심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해왔다. 더불어 작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내의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모양새다. 그는 삼성, 몽블랑, 나이키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도 지속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필립 콜버트의 'Lobster Skateboarding Flower' 판화가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이하 GAF)에서 최초로 공개된다고 해 눈길을 끈다. 판화 속의 랍스터는 꽃을 들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다. 이 판화는 작가의 영국 스튜디오에서 직접 찍어낸 작품이다.
필립 콜버트의 판화를 만나볼 수 있는 GAF는 올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 센터 C홀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에서는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데미안 허스트, 이우환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이 기사는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2022 조직위원회로부터 취재비를 지원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