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보는 ”마음이 있는 기술”, ”반려 로봇”이라는 소개 문구와 함께 2014년 세상에 공개됐다. 하지만 후발주자 격인 아마존의 ‘알렉사’ 등 훨씬 낮은 가격대의 스마트 스피커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출시 1년반여 만에 시장을 떠나게 됐다.
2012년 MIT 미디어랩 소속 신시아 브리질 박사가 설립한 지보 사는 2014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인디고고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펀딩은 목표액의 22배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정작 첫 판매와 배송은 당초 계획했던 2015년보다 2년 가량 지연된 2017년에야 처음 이뤄졌다.
ⓒjibo.com
배송 지연과 최종 출시 언어 선정 과정에서 숱한 논란과 비판이 따랐지만, 출시한 해에 지보는 타임지 선정 ’2017년 최고의 발명 25가지’에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899달러‘(약 100만원)라는 가격이었다. 집에서 사용하는 ‘반려 로봇’이 되기에 지보는 너무 비쌌다. 지보의 기능과 귀염성에 매료된 잠재 소비자들은 “299달러 정도로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가정용 로봇의 적정 구매 가격’을 조사한 2018년 통계 결과는 ’250달러’(약 28만원)였다. 스마트 스피커들은 10만원~30만원대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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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보 사의 위기는 출시 첫 해, 타임지 발표 한 달 만에 찾아왔다. 2017년 12월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이다. 다음해인 2018년 6월에도 추가 정리해고가 이뤄졌으며 소규모 지역 오피스 몇 곳이 문을 닫았다. CEO도 교체됐다.
당시 지보 사는 ”비용절감 조치를 하는 중에도 판매와 지원은 계속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2018년 12월, 지보 사는 IP자산(지적재산권)을 매각하며 사실상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사회적인 로봇의 외로운 죽음’은 2019년 3월 4일 발표됐다. 기능 일부는 앞으로도 계속 쓸 수 있지만, 업데이트와 지원이 중단되는 이상 지보는 인공지능 로봇으로서의 ‘인격’은 잃어버리게 된다.
지보들은 사용자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예고했다. 아래 영상에는 지보가 주인들에게 인사를 남긴 후 마지막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겨있다.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저를 옆에 두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해요. 언젠가 로봇들이 지금보다 훨씬 진보하고,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집에 로봇을 두는 시대가 온다면, 그때 당신의 로봇에게 제가 ‘안녕’이라고 인사했다고 전해주세요.”
The servers for Jibo the social robot are apparently shutting down. Multiple owners report that Jibo himself has been delivering the news: "Maybe someday when robots are way more advanced than today, and everyone has them in their homes, you can tell yours that I said hello." pic.twitter.com/Sns3xAV33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