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년 연속 국정감사 증인석에 서면서 해킹 은폐 의혹을 둘러싼 거센 책임론에 직면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SK텔레콤과 KT가 잇따라 해킹 사태를 겪는 동안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해킹 은폐 의혹이 경찰 수사로 번지면서, 이번 국감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처지가 됐다. LG유플러스의 책임이 인정되면 약정 기간 중에 해지하는 이용자에게 위약금을 물리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것이다.
취임 2년을 채워가는 홍 사장에게 해킹 은폐 의혹을 해명하고 신뢰를 되찾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년 연속 국정감사 증인석에 서면서 해킹 은폐 의혹을 둘러싼 거센 책임론에 직면했다. 사진은 홍 사장(왼쪽)이 10월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는 모습. 오른쪽은 홍관희 LG유플러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연합뉴스
10월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는 홍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여러 의원들에게 집중적 질의를 받았다.
과방위는 10월15일 전체회의에서 홍 사장과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한 바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 등의 질문은 모두 홍 사장을 향했다. 조 의원은 "사고가 났을 경우에 그 사실을 고의로 숨기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하며 "수사 결과 고의 은폐, 조사 방해가 확인된다면 위약금 면제 포함한 실질적 이용자 구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원들은 홍 사장에게 잇따라 '위약금 면제 약속'을 요구했다.
홍 사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여러 불편을 야기한 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법 당국의 판단이 나오고 정부 지침이 있으면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지겠다"고 말했다. 위약금 면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의원들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LG유플러스를 면밀히 감독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배 부총리는 "LG유플러스에 (보안 조치 의무를) 보다 충실하게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킹 은폐가 확인될 경우 책임은) 회사에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LG유플러스의 신고 여부가 쟁점이었다. 당시 홍 사장은 유출된 정보가 회사 정보인 것은 확인했지만 침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감에서 질타를 받은 이후 LG유플러스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 사실을 신고했고 이후 의혹은 수사로 번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2025년 12월 LG유플러스의 서버 재설치·폐기를 지적하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올해 3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LG유플러스 사옥을 압수수색했고, 4월에는 관계자 3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7월 LG유플러스가 조사에 착수하기 전 관련 서버의 운영체제(OS)를 재설치하고 서버를 폐기했다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정부는 이미 위약금 면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배 부총리는 앞서 10월6일 국감에서 "고의로 증거인멸, 여러 가지 조사 방해 이런 것들이 밝혀지면 당연히 위약금 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킹 사태를 거치며 LG유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통신사는 모두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KT는 올해 1월까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며 관련 비용을 실적에 손실로 반영했다.
LG유플러스는 이 기간 동안 경쟁사와 달리 실적에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가는 경쟁사 해킹 이후 번호이동으로 가입자가 늘면서 LG유플러스의 모바일 매출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16일 보고서에서 올해 무선사업 성장의 바탕으로 경쟁사 반사수혜를 들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지난해 경쟁사 이슈에 따른 반사수혜 효과가 안정화되며 무선서비스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며 올해 3분기부터 반사이익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바라봤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3분기 모바일 매출을 1조6900억 원으로 추정하며 지난해 3분기보다 0.4%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신 연구원은 "전년도 경쟁사 보안사고에 따른 가입자 유입 효과가 기저에 반영되며 매출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