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 쉽지 않지만, 에이미는 거짓말쟁이에요. 자신의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평생 거짓말을 해왔어요.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투표하지 마세요"
미국 중간선거를 2주가량 앞두고 오하이오주 주지사 선거가 참혹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공화당 후보 쪽이 민주당 후보의 의절한 친모를 동원해 "딸이 평생 거짓말을 해왔다"며 딸을 지지하지 말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 모녀가 의절한 이유가 알려지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오하이오주 주지사 건서의 민주당 후보인 에미이 액턴의 친모 도나 아서(사진)가 공화당 상대 후보 측에서 제작한 선거 광고 영상에 등장해 자신의 딸을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NS
오하이오주 주지사 선거에 나선 공화당의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 쪽은 19일(현지시각) 상대편 민주당의 에이미 액턴 후보의 친모가 등장하는 광고를 공개됐다. 공화당 후보 쪽은 이 광고 방영을 위해 400만 달러(한화 약 53억 원)를 집행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액턴 후보의 친모인 도나 아서는 이 광고에서 딸을 거짓말쟁이라고 맹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지지층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대표 인사인 로라 루머 등은 해당 광고가 공개되자 이를 빠르게 SNS에 공유하며 확산시켰다.
어머니조차 딸을 거짓말쟁이로 몰았다는 사실은 액턴 후보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라마스와미 후보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액턴 후보가 친어머니와 의절한 이유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액턴 후보는 어린 시절 계부 클레디스 아서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아서는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아서는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피해 도주했고, 액턴의 친어머니 도나 아서는 자녀들을 버린 채 그와 함께했다. 도나는 이후 2004년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 혼인 관계를 유지했다.
결국 라마스와미 후보는 성폭행 피해를 입은 자녀보다 가해자인 남편을 택한 여성을 내세워 성폭행 피해자인 액턴 후보를 비난한 셈이 됐다.
액턴 후보의 남동생을 비롯한 가족과 주변 친지들은 해당 광고를 강력히 규탄하며, "성폭행 피해 의혹을 정치적 공격 소재로 삼는 것은 비열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액턴 후보의 남동생은 직접 누나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액턴 후보 측 캠프 측의 광고 출연도 불사했다.
에이미 액턴 민주당 후보(왼쪽), 비벡 라마스와미 공화당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여론이 들끓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번 광고를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4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라마스와미 후보와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UN대사는 SNS를 통해 "우리가 당시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이제 알겠느냐"며 "그는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정책 전문 언론사 폴리티코에 "정치를 위해 가족을 저버리는 건 정말 역겨운 짓"이라며 "나쁜 처사이며, 도덕적으로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다만 JD 밴스 부통령은 공화당 내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민주당의 정책보다 당내 후보의 광고를 두고 더 투덜거리는 공화당원들의 모습에 역겨움을 느낀다"며 공화당 후보를 옹호했다. 밴스 부통령과 라마스와미 후보는 예일대 로스쿨 동문으로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온 대표적인 'MAGA' 차세대 주자들로 꼽힌다
오하이오주는 지난 20년 동안 민주당이 주지사를 배출하지 못한 곳이다. 다만 미국 선거 분석 전문 매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 판세를 기존의 '공화당 우세'에서 어느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초박빙'으로 재분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