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약 10년 만에 특별감찰관이 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의 불법 청탁과 인사 개입 의혹을,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이 대통령 가족을 감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가 지목한 대상의 감찰 가능성을 두고 법률적 문제가 있다는 반론도 크기에, 정치 공방 속에 특별감찰관의 첫 임무가 무엇이 될지 주목된다.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특별감찰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오후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전날 최 특별감찰관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지 하루 만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18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도 한 달 넘게 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다가,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함께 담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임명안 재가로 2016년 9월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사퇴한 이후 약 10년간 비어있던 특별감찰관 자리가 채워졌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임명이 지연되는 상황과 관련해 "저는 빨리 임명하는 게 좋겠다고 계속 요청했는데 야당이 반대한다고 한다"며 조속한 임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여야가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향후 실제 감찰이 이뤄질 때 정치권 논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쪽은 윤석열 정부 청와대의 참모들에 대한 특별감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8일 최 특별감찰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민정수석을 두지 않고 비서관을 통해 관련 업무를 대행하도록 했던 시기를 거론하며, 그 과정에서 불법 청탁과 인사 개입 행위가 확인된다면 감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 역시 "법에도 전직 대통령 수석들의 비리를 수사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내란 특검에서 수사하고 많은 심리를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감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9월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특별감찰관법을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당시 최 후보자는 전임 정부 수석비서관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두고 "법리 검토를 더 해봐야겠지만 검토 중이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청와대 참모를 대상으로 한 특별감찰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인사 관여 의혹을 거론하며 감찰 가능성을 따져 물었고, 이 대통령의 장남 이동호씨가 코인업자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관련 의혹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도 김현지 실장이 직접적 감찰 대상은 아니더라도, 감찰 대상에 포함되는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 등이 김 실장과 관련된 인사 개입 의혹에 연루됐다면 감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현행 특별감찰관법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을 직접 감찰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아들은 법률상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만, 김 실장은 수석비서관이 아닌 제1부속실장인 만큼 직접적 감찰 대상은 아니다.
최 특별감찰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김 실장을 두고 "성역은 아니다"라면서도 "김 실장이 직접적 감찰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감찰관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하라는 것은…"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특별감찰관의 감찰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까지 감찰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법 개정에도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으로 한정된 감찰 대상을 1급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까지 확대하는 특별감찰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인사 개입 등 직무상 권한을 넘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감찰 대상 비위에 추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에서 특별감찰관 임명과 권한 확대를 통해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과거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핵심 참모에 대한 감찰로 청와대 참모진과 정면충돌한 끝에 기능이 중단된 전례가 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2017년 11월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속행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은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이후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사퇴했다.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는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제도가 장기간 공백 상태로 남았다.
한편 최 특별감찰관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3기)에 합격해 대구지방검찰청(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전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수원지방검찰청 형사4부장, 대구지검 안동지청장 등을 거쳐 2018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으로 검사 생활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