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감시하고 있지만, 실제 사기로 확인되는 거래가 감시망의 탐지 건수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FDS로 탐지한 의심 거래는 약 40% 증가한 반면, 이 가운데 임시조치를 거쳐 사기로 확인된 거래는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특히 은행이 이체 지연 등 임시조치를 취한 거래 가운데 실제 사기로 확인된 비율은 1년 사이 3.5%에서 5.6%로 높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임시조치 건수가 오히려 줄었는데도 사기 확인 건수가 70% 넘게 증가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2025년 FDS로 탐지·임시조치한 뒤 사기로 확인한 거래는 모두 8760건으로, 2024년보다 4417건 증가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2025년 FDS로 탐지·임시조치한 뒤 사기로 확인한 거래는 8760건으로 2024년보다 4417건 증가했다.
사기 확인 건수는 FDS가 걸러낸 의심 거래에 은행이 이체 지연 등 임시조치를 내린 뒤 서면 피해구제신청서가 정식 접수돼 사기로 확정된 거래를 말한다. FDS는 전자금융 접속 정보와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비정상 거래를 골라내는 시스템이다.
5대 은행의 보이스피싱 관련 FDS 탐지 건수는 2024년 79만6492건에서 2025년 111만4575건으로 늘었다. 임시조치 건수는 12만5487건에서 15만7810건이 됐다. 탐지 건수 가운데 임시조치로 이어진 비율은 15.8%에서 14.2%로 오히려 낮아졌다.
2026년 들어서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상반기 5대 은행의 사기 확인 건수는 4059건이다. 2025년 연간 실적의 46.3%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탐지 건수는 55만2831건, 임시조치 건수는 6만7272건이었다. 임시조치 대비 사기 확인 비율은 6.0%로 한 단계 더 올라갔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사기 확인 건수는 2024년 1576건에서 2025년 2690건으로 1114건 늘었다. 탐지 건수는 53만9300건에서 57만6149건으로 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시조치 건수는 6만320건에서 3만9145건으로 35.1% 감소했다. 임시조치 대비 사기 확인 비율은 2.6%에서 6.9%로 2배 넘게 뛰었다.
2026년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의 사기 확인 건수는 1901건이다. 반년 만에 2025년 연간치의 70.7%를 채웠다. 상반기 탐지 건수는 46만9776건으로 2025년 연간치의 81.5%에 이르렀다. 임시조치 건수는 2만3216건이었다. 임시조치 대비 사기 확인 비율은 8.2%로 높아졌다.
박성훈 의원은 "금융 범죄 위협이 그만큼 심각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사기 거래를 사후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FDS 탐지 정확도와 선제 차단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