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의 뜻밖의 인기스타가 된 흑상어 '부캉이'가 한 달째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길이 3m에 이르는 상어를 직접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공원 방문객은 150만 명을 넘어섰지만, 정작 부캉이는 두 차례의 귀환 유도 작업에도 인공 수로를 떠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부캉이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수온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수온이 낮아지면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지만, 수로에 계속 머무를 경우 저수온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흑상어 '부캉이'가 유영하고 있다. 부캉이의 친수공원 체류는 이날로 30일째다. ⓒ연합뉴스
18일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이날까지 한 달째 수로에 머무르고 있다.
부캉이의 정체는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한 멸종위기종으로, 주로 수온 18~26도의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며 수온 변화에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특징이 있다.
발견 당시 시민들이 이용하는 친수공원 수로에 대형 상어가 나타나자 해경 등 관계 당국은 바다로 내보내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워터펌프를 동원한 1차 유도 작업에 이어, 이달 2일에는 대형 그물을 이용한 2차 작업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당국은 강제 유도 작업을 중단하고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현재는 수로의 수온과 부캉이의 건강 상태 등을 관찰하고 있다.
그사이 부캉이는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기준 북항 친수공원의 누적 방문객은 153만8800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부캉이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일정한 속도로 헤엄치는 모습 등을 고려할 때 건강상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로의 수온도 아직은 흑상어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수준이다. 17일 기준 수온은 21~22도로, 흑상어의 적정 서식 수온인 18~26도 범위에 들어간다. 수로에는 먹잇감인 숭어와 전갱이 등도 분포하고 있다.
다만 장기 체류에 따른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부캉이의 주둥이에서도 찰과상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 일부 방문객이 야간에 비춘 강한 불빛에 놀라 몸을 틀다가 수로 바닥이나 시설물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최근 상처가 호전되고 있으며, 당장 건강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국립수산과학원의 판단이다.
변수는 앞으로 떨어질 수온이다. 전문가들은 수로의 수온이 18도 아래로 내려가면 부캉이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외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산항 일대 수온이 11월 중순 무렵 18도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캉이가 그때까지 수로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낮아진 수온 탓에 움직임이 둔해져 바다로 돌아가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