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수협은행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됐다. 지난 1일 마감된 공개모집에는 6명이 지원했다. 남은 절차는 면접 대상자 선정과 면접, 최종 후보 추천, 그리고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다.
금융권의 시선은 두 사람에게 집중돼 있다. 연임에 도전하는 신학기 현 수협은행장과 현직 금융당국 고위관료인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다.
두 사람이 쥔 명분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신 행장은 실적과 경영 연속성을, 이 원장은 정책·규제 전문성과 당국 소통력을 앞세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수협은행에서 이러한 대비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6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 출범한 이후 수협은행은 행장을 뽑을 때마다 같은 자리에서 멈춰섰다.
유일한 예외가 2024년 신 행장의 선임이었다. 금융권에서는 그 예외가 이번에도 이어질지가 이번 인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실적은 쌓였고 현직 경쟁자는 없다, 신학기가 앞서 있다는 평가 나오는 이유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9일 지원자 6명에 대한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다.
지원자는 신 행장과 정철균·박양수 전 수협은행 부행장, 이 원장,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전 중앙대 교수), 이형승 BNK투자증권 사외이사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협은행은 공정한 심사를 이유로 지원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 신 행장이다.
신 행장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실적이다. 수협은행의 상반기 총자산은 70조828억 원으로 처음 70조 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60조4543억 원보다 15.9%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 순이익은 15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550억 원보다 1.61% 증가했다. 세전 기준으로는 2032억 원으로 3.4% 늘었다.
신 행장은 재임 중 수협은행의 사업 범위를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행장은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Sh수협자산운용을 출범시켰고, 7월에는 상상인그룹과 상상인증권 인수 양해각서를 맺었고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2030년까지 은행 중심 금융지주 체제 구축을 목표로 내건 만큼 경영 연속성이라는 명분 역시 신 행장의 무기 가운데 하나다.
2024년 선임 당시와 비교하면 내부 경쟁 부담도 줄었다. 그동안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돼 온 도문옥 수석부행장이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24년 공모 때는 강신숙 당시 행장과 신학기 당시 수석부행장, 박양수 부행장 등 현직 경영진 3명이 동시에 지원했다. 하지만 이번 공모에 지원한 현직 경영진은 신 행장이 유일하다.
다만 지금까지 수협은행에서 연임에 성공한 행장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2016년 수협은행 출범 이후 행장 자리에 올랐던 이동빈, 김진균, 강신숙 전 행장은 모두 단임에 그쳤다.
◆ 마감 직전에 올라온 이름, 이형주를 둘러싼 질문은 능력 너머에 있다
이 원장은 행정고시 39회 출신이다. 금융위원회에서 서민금융과장과 산업금융과장, 자본시장과장, 금융정책과장을 거쳐 금융혁신기획단장과 금융산업국장,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금융위 상임위원을 지내고 FIU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정책과 규제, 당국 소통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은행 영업과 수산금융 경험이 없다는 점은 이 원장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 원장의 지원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바로 지원 시점이다. 수협은행은 1일 오후 5시 후보등록을 마감했는데, 이 원장은 마감 직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이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을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원장의 지원을 두고 윗선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직 고위관료가 사표를 내지 않은 채 은행장 자리에 지원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후보 등록 자체는 사표 제출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정보분석원장 사퇴는 이 원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됐을 때의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이 원장이 최종 후보로 선택되더라도 인사혁신처 취업심사를 통과해야 취임할 수 있다.
수협은행 노조의 반응 역시 특기할만한 점 가운데 하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는 후보등록 마감 다음 날인 2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이나 외부 권력의 입김에 의한 낙하산 인사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은행장 선출에서 학연·지연 등 인맥이나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는 내부·외부 출신 여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수협은행에 대한 이해와 검증된 경영능력, 직원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이 선임된다면 이원태 초대 행장 이후 9년 만의 관료 출신 행장이 된다.
◆ 2001년의 돈이 만든 ‘재공모 잔혹사’, 이번 선임에서는 어떻게 될까
수협은행장 선임은 그동안 ‘재공모’를 반복하는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왔다. 수협은행의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수협은행의 행장추천위원회는 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가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인사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최종 후보가 추천되려면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즉 4명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부 추천 위원 3명과 중앙회 추천 위원 2명이 의견을 달리하면 어느 쪽도 스스로 후보를 결정할 수 없다. 결국 후보를 둘러싼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공모라는 선택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 같은 구조가 성립된 배경에는 수협이 지나온 공적자금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수협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일반적인 시중은행처럼 보통주를 발행해 자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 수협이 당시 주식회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해 상환을 전제로 한 출자금 형태로 자금이 투입됐다. 행장 선임 과정에서 정부와 수협중앙회의 힘겨루기가 반복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힘겨루기가 치열했던 것으로 꼽히는 해는 바로 2017년이다.
당시 정부 측에서는 이원태 행장의 연임을, 수협중앙회 측에서는 강명석 당시 상임감사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추위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공모가 세 차례까지 이어졌고, 결국 이원태 전 행장도, 강명석 당시 선임감사도 아닌 이동빈 전 우리피앤에스 대표가 행장에 올랐다. 당초 예정된 선임 시점보다 약 6개월 늦어진 인사였다. 이동빈 전 행장은 수협 내부 승진 인사도, 관료 출신도 아닌 외부 금융인이었다.
2020년에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이동빈 전 행장의 임기 만료일은 10월24일이었지만 행추위는 10월12일 1차 공모 지원자 5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결국 재공모가 시작됐고, 2차 공모를 거쳐 10월28일 김진균 당시 수석부행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행장 임기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난 뒤였다.
당시에도 정부와 수협중앙회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차 공모에서는 해양수산부 추천 위원이 정부 쪽과 다른 선택을 하면서 중앙회 측에 힘을 실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진균 행장은 이후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11월11일 취임했다.
2022년에도 재공모는 되풀이됐다. 김진균 행장이 연임에 도전했지만 행추위는 10월25일 김 행장을 비롯해 강신숙 당시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 권재철 전 수석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 등 5명을 면접하고도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또 한번의 재공모가 시작됐고, 여러 차례 추가 면접 끝에 강신숙 부대표가 행장으로 추천됐다. 당시 정부 측은 최기의 부회장을, 수협중앙회 측은 강신숙 부대표를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과적으로 정부 측이 한발 물러선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기할만한 점은 2022년이 이런 ‘힘겨루기’가 과거와 달라지는 분기점이 됐다는 것이다. 2022년 9월 수협중앙회가 예금보험공사에 미상환 공적자금 7574억 원을 국채로 지급하면서 상환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앞서 상환한 4007억 원까지 합치면 1조1581억 원 전액을 사실상 정리한 것으로, 수협이 2001년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지 21년 만이었다.
공적자금 상환은 행장 선임의 정치적·제도적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는 공적자금 회수라는 명분 아래 정부가 수협 경영에 관여할 여지가 있었다면, 상환 이후에는 그 명분이 상대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행장 인선에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강신숙 행장의 임기가 끝나면서 진행된 행장 공모에는 강 행장과 신학기 당시 수석부행장, 박양수 부행장 등 현직 경영진 3명이 지원했으며, 행추위는 재공모 없이 신학기 후보를 단독 추천했다. 수협은행이 분리 출범한 이후 줄곧 이어졌던 재공모의 흐름이 처음으로 끊긴 것이다.
금융권의 시선은 올해 인선에서도 2024년의 매끄러운 행장 선임이 재현될 수 있을지에 모이고 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9일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고, 21일 면접을 진행한 뒤 22일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최종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수협은행 이사회와 수협중앙회 이사회, 주주총회 등의 의결 절차를 거쳐 차기 행장에 오르게 된다. 신학기 현 행장의 임기는 11월17일까지다.
연재기사
인기기사
- 1 축의금 10만 원 시대도 이제는 옛말이다 : 서울 지역 예식장 식대 이제는 1인당 8만 원이다
- 2 추미애의 '정치적 굴복' 원하는 집권 여당, '대통령 엄호 발언' 뒷배 삼아 경기도정 집중 국감 예고
- 3 결승선 500m 앞에서 쓰러진 20대 러너의 비보 : 개인 최고 기록보다 고강도 러닝보다 중요한 '나만의 속도'
- 4 [리얼미터] 민주당·국힘 정당지지도 '역전', 민주당 7%p 떨어진 사이 조국혁신당 6.3%로 상승
- 5 범여권 '임은정 감찰 갈등', 장관 윤호중 감찰 지시에 윤건영 "지지자 어떻게 볼까?" : 박은정 "김지용이 정치 개입" 거듭 비판
- 6 43세에 백수 됐습니다, 갈 곳 없습니다 : 중장년 재취업 가로막는 '삼중 장벽'
- 7 60대 추정 남성, 인천 홈플러스 구월점에서 불특정 다수에 흉기 난동 : 시민 1명 심정지·7명 부상
- 8 거대 목조 수레 끌고 질주하는 일본 단지리 축제의 '어두운 관행' 폭로 : "사람 희생 뒤따르는 전통이라면 없애라"
- 9 10대 여성이 독일 길거리에서 로봇에게 성추행 당했다 : 기술 발전의 엽기적 '그늘'
- 10 국감장 나온 추미애 좌우에서 난타 당했다 : 민주당은 도정 때리며 우회 공격, 국힘은 '이재명과 불화' 직격했다
최신기사
-
씨저널&경제 LG전자가 AI 서버 식히는 방법은? 냉각유에 통째로 담근다 : GS건설과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상용화 추진냉각 협력, 장비에서 건물로
-
씨저널&경제 SK가스 대표 윤병석이 제시한 미래 성장동력은 AI 전력·북미 가스전 : 연평균 세전이익 4500억 목표로 달린다AI로 늘어날 유틸리티 수요에 대응
-
씨저널&경제 삼성금융네트웍스 위기 청소년 조기 발견부터 회복까지 '마음건강' 지킨다 : 경찰청 및 생명의전화 손잡고 공조 체계 마련24시간 상담 채널 '라임'과 112 연계
-
씨저널&경제 SK하이닉스 AI 추론 시장의 데이터 이동 병목에 주목한다 : HBM 넘어서 차세대 반도체 개발 서둘러SK하이닉스의 경쟁력 HBM, 그 다음은?
-
씨저널&경제 금융권 잇단 해킹에 긴급점검했더니 130곳 '보안 미흡' : 금융위 최고경영자 보안관리 책임 강화 포함 대책 마련 나선다개인정보가 공공재라는 웃지 못할 농담
-
글로벌 미국의 무례하고 무리한 '알래스카 LNG 투자' 드라이브 : 한국의 "상업성 검토 먼저" 입장 무시하고 대변인까지 '확정' 발언트럼프 본인도, 상무장관도, 대변인도 확정된 것처럼 발언
-
뉴스&이슈 민주당 김민석도 '조희대 탄핵' 가능성 열었다 : 자진사퇴 요구 넘어 범여권 공동전선 형성되나조국혁신당 앞장서자 민주당도 호응했다
-
씨저널&경제 대한전선 부회장 송종민 LS전선 아성에 균열 낸다 :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앞두고 해저케이블 생산·시공 역량 키우기 박차대한전선과 LS전선의 정면 대결
-
보이스 [허프 생각] '반려 가구' 10가구 중 3가구 달하는데 펫보험 가입률은 2%대 : 비싼 보험료 뒤에 통계 공백 있다가입률조차 공식 통계가 없다
-
씨저널&경제 이규석 현대모비스 램프 사업 6천억 '헐값 매각 추진' 논란에 '정의선 위한 지배구조 개편' 시선, 11월 주총까지 매각가격 근거 설득 절실램프사업 평가 절하 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