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아두고도 결제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할인 알림이 오면 그제야 다시 앱(애플리케이션)을 열고, 스탬프 하나를 더 채우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 만큼 소비에는 '한 번 더 살 이유'가 중요해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구매를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다시 브랜드를 찾도록 만드는 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실제 최근 유통업계 프로모션을 보면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 롯데마트는 최근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롯데마트 제타'를 통해 평일 장보기 수요를 늘리는 '월간제타'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위한 특가와 함께 기존 고객의 장바구니 할인 기준을 낮추고 결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재구매와 이용 빈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과도 이어졌다. 월간제타가 진행된 5월 주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매출은 52% 증가했다. 6월에도 주문 건수는 12%, 매출은 20%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소비자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멤버십과 적립, 스탬프 등 보상형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이마트는 '고래잇 페스타'를 통해 일정 횟수 이상 방문한 고객에게 e머니를 적립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사은품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구매 횟수에 따라 적립금을 지급하는 '스탬프 리워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와우 멤버스데이'를 열어 회원 혜택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도 창립 기념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위축된 소비심리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75를 기록했다. 유통기업들이 가장 큰 경영 부담으로 꼽은 것도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이었다. 소비가 신중해질수록 가격 할인만으로는 구매를 이끌어내기 어려워지면서, 소비자가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드는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수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외형 성장에는 한계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6년 국내 유통시장 성장률이 0.6%에 그쳐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파이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한정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신규 고객 유치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방문 횟수와 구매 빈도를 높이는 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도 활용해온 멤버십과 적립, 리워드 마케팅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지는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