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뉴욕을 방문하면 체포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체포가 가능할지, 또한 체포에 나설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미국 내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통적으로 친이스라엘 노선을 걸어온 민주당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2026년 7월3일 미국 뉴욕시 시청에서 미국 250주년 기념 연설을 한 다음 방에서 나오며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맘다니 시장은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에 서야 한다고 믿는다"며 "국제법은 권고사항이 아니라 우리가 준수해야 할 규정이다"라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은 전날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네탸나후 총리가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전쟁범죄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체포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맘다니 시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전쟁범죄자인 만큼 뉴욕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체포를 포함한 법적조치를 취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형사재판소는 2024년 11월21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분쟁에서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대상으로 공격을 지시하고 △의도적이고 고의적으로 가자의 민간인들이게 식품과 물, 의약품 등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을 박탈했으며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사용했고 △살인과 박해 등 기타 비인도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면서 네탸나후 총리를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했다.
국제법에 따라 국제형사재판소 회원인 124개국은 네타냐후 총리가 영토에 입국할 경우 체포할 의무를 지지만, 회원국 중 프랑스·독일·헝가리·이탈리아·폴란드·벨기에는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욕시가 법적으로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맘다니 시장은 시장 후보로 선거 활동을 진행할 당시부터 네타냐후 총리 체포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이 아니기에 체포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7월13일 국제형사재판소를 해체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과거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두 명이 미국에 구금된 이후 타국에 인도돼 체포된 사례가 있으나, 미국 땅에서는 체포가 이뤄지지 않았다.
2002년에 제정된 연방법인 미군 장병 보호법은 주 및 지방 기관이 법원과 협력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했지만, 해당 법의 개정안은 미국이 집단 학살, 전쟁 범죄 또는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을 사법 처리하는 데 협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토드 부크왈드 전 미국 국제형사재판소 특사는 2025년 9월12일 뉴욕타임스에 "해당 수정안이 주 또는 기타 지방 공무원의 외국인 체포를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범죄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국제법상 국가원수 면책특권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고홍주 예일대학교 로스쿨 국제법 교수는 18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본부 안에서는 체포 면책 특권을 가지게 되며 국가 원수로서의 면책 특권을 누린다"며 "다만 뉴욕 시내에서 운전하는 동안에는 체포가 시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 상황은 한 쪽에는 맘다니 시장이 있고 다른 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있는 치킨 게임과 같다"며 "맘다니 시장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는 장면은 많은 주목을 받을 텐데 총리도 시장도 그에 따른 정치적 파급에 어떻게 대비할지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맘다니 시장이 네타냐후 총리 체포 검토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관한 반감이 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4월7일 발표한 미국 전역의 3057명의 성인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0%가 이스라엘을 부정적으로 봤다. 또 응답자 중 59%만이 네타냐후 총리가 올바른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거의 또는 전혀 믿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특히 민주당 지지층 응답자 76%, 유대계 미국인 응답자 56%, 공화당 지지층 응답자 44%도 네타냐후 총리에 관한 불신을 드러냈다.
심지어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미국 전역 유대계 미국인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월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44%는 맘다니 시장을 긍정적으로 봤고 39%는 부정적으로 봤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에 관해서는 응답자 가운데 32%만이 긍정적으로 봤고 59%가 부정적으로 봤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맘다니 시장이 유대인 학살을 지지하고 미국을 혐오한다면서 공격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15일 미국 뉴욕의 유명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인 시드 로젠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체포될까봐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맘다니 시장은 유일하게 미국적 가치를 지지하는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전 세상 모든 유대인의 학살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하마스를 칭송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미국을 싫어한다"며 "맘다니 시장은 남몰래 미국을 혐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