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하는 경우 제재와 손해배상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윤준병 의원 ⓒ 연합뉴스
20일 국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읍시·고창군)은 이 같은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중소기업 기술 보호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중소기업 기술 보호법안은 대기업의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중소기업이 기술의 개발과 확보를 위해 투입한 연구개발비 및 인건비 등 비용을 손해배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 역시 대기업의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금지 등 다양한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탁·위탁거래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행법상의 제재만으로는 대기업의 위법 행위를 방지하기는 실질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사법당국과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을 탈취하거나 모방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술 탈취는 중소기업이 장기간 축적한 연구개발 성과와 경쟁력을 한순간에 빼앗는 중대한 불공정행위라는 것이 윤 의원의 주장이다.
아울러 기술 탈취로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기술 침해로 인한 구체적인 손해액 입증이 어려워 실효적인 구제를 받지 못하거나 승소해도 실제 배상액은 피해 규모보다 낮은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법안의 내용을 보면, 먼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불공정거래행위 조사 결과 기술유용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난 위탁기업(대기업 등)에 대해서는 5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종전에는 해당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 또는 수입액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 그 범위가 불명확했고, 관련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20억 원 이하의 정액 과징금이 부과되는 데 그쳤다.
또한 법안은 법원의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고려사항에 위반행위로 발생한 피해 규모에 수탁기업이 부담한 기술개발 비용을 포함하도록 해,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명시했다. 종전에는 ‘수탁기업이 기술자료를 사용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손해액 산정에 포함하는 데 그쳤다.
윤준병 의원은 “기술 탈취는 중소기업이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력과 성장 기반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이자 공정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위법행위로 얻는 이익보다 처벌이 약한 구조에서는 기술 탈취를 근절하기 어려운 만큼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