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조선산업의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그룹의 뿌리인 조선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강조해 왔는데 ‘AI 전환(AX)’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2022년 1월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기자간담회 열어 그룹의 중장기 비전 ‘퓨처빌더(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피지컬 AI 기반 조선 사업 혁신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7월20일 밝혔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겸 AIX(인공지능 전환)추진실장 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 등 두 회사 경영진이 이번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조선업 특화 AI·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데이터센터 및 통합 전력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SDV) 및 조선 AX 기술 협력 △피지컬 AI·로봇 기술 활용 △디지털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두 회사는 조선업 맞춤형 AI 팩토리 및 클라우드를 조성해 설계에서 생산, 연구개발(R&D)에 이르기까지 조선 사업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또 공동 전문조직을 구성해 AI 활용 모델 발굴과 기술검증, 전문인력 양성 등 인적 교류도 실시한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도 손을 잡는다. HD현대그룹이 보유한 친환경 엔진 기술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용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피지컬 AI 기술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한다. 두 회사는 선박 데이터 플랫폼과 AI 소프트웨어 및 로봇 기술을 접목한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해 실증한다. 건조 이후에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선박을 제어·운영할 수 있는 선박(SDV)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한다.
김형관 사장은 “HD현대가 보유한 2억 건 이상의 조선·해양 분야 데이터베이스에 네이버의 AI 기술을 더해 조선업에 특화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AI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조선소도 성공적으로 조성해 미래 선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행보는 정기선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조선업의 지속가능성 구현’의 실행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은 글로벌 데뷔 무대 격이었던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 HD현대그룹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열쇳말로 ‘퓨처빌더(Future Builder)’를 내놨다. 2022년은 HD현대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정 회장의 퓨처빌더 청사진은 지금까지 없던 ‘혁신 기술’로 미래를 구상하겠다는 뜻으로 요약된다. 정 회장은 당시 “지난 50년 세계 1위 조선사로 성장한 HD현대그룹은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퓨처빌더로 거듭날 것”이라며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고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2025년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퓨처테크포럼’에서도 ‘AI 혁신 기술’이 조선업의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꼽았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AI는 선박의 지속가능성 및 디지털 제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긴밀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