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VCM)에서 가장 강조한 메시지는 '혁신'이었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냉정한 만큼,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VCM에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롯데그룹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열린 하반기 VCM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하반기 경영의 핵심 화두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신 회장은 먼저 상반기를 돌아보며 "그룹 전반적 실적은 개선됐지만 아직 외부 자본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고 진단했다. 숫자가 나아졌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하반기 경영환경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AI 에이전트를 비롯한 기술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며 "CEO들은 PEST(정치·경제·사회·기술) 관점에서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경영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신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그룹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정체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선택과 집중",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경영의 기본에 충실"을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룹 전략 방향에 맞지 않는 비핵심 사업은 효율화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핵심 브랜드 중심으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주문이었다.
투자 원칙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고객 중심과 수익 창출이라는 경영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모든 투자는 철저한 타당성과 수익성을 검증한 뒤 재무건전성을 고려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신 회장은 전통 산업의 혁신 사례를 소개한 뒤 다시 한 번 '혁신'을 키워드로 꺼냈다. 그러면서 CEO들을 향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개선하며, 대담하게 혁신해 조직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VCM에서 신 회장이 반복해 던진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실적 개선에 만족하지 말고, 기본으로 돌아가 경쟁력을 다시 만들라는 것. 롯데그룹이 최근 추진해 온 사업 재편과 수익성 중심 경영도 결국 그 연장선에서 해석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