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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는 “완벽함은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완벽함 자체는 사소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표현을 럭셔리 브랜드를 취재하면서 수 없이 경험했다.

제품의 마케팅과 브랜딩에서 ‘디테일’이 화두로 떠오르기 오래 전부터 럭셔리 브랜드는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에 전심전력을 다했다.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에 내놓고 그것을 홍보하고 고객의 손에 들어가는 모든 순간을 디테일하게 관리했다.

[이윤정의 럭셔리 & 스타일] 사소한 것이 모여 럭셔리 브랜드 만든다
하이 주얼리는 각 브랜드의 디테일에 관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제품이다. 사진은 불가리 세르펜티 일루지오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불가리

요즘 인기있는 하이 주얼리는 각 주얼리 브랜드의 예술적이고 기술적인 면의 집약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이 주얼리를 만드는데 실제로 소요되는 작업 시간은 제품의 디자인과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사람의 손으로 적게는 수십 시간, 많게는 수백 시간을 들여 완성된다.

목걸이나 팔찌 등에 동식물의 특징을 구현하는 것은 가히 디테일한 작업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육안으로는 잘 구분되지 않는 부분(뱀의 눈이나 새의 깃털 같은 것)을 다채로운 원석으로 세공하는 장인을 지켜보면 고가의 하이 주얼리 가격이 이해될 정도다.

[이윤정의 럭셔리 & 스타일] 사소한 것이 모여 럭셔리 브랜드 만든다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하이엔드 워치는 경력이 수십 년 이상의 장인이 제작한다. 사진은 불가리 노떼 스텔라타 디바 하이엔드 워치. ⓒ불가리

최고급 하이 주얼리의 특징의 하나는 앞면만큼 뒷면이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전 까르띠에 하이주얼리 워크숍 디렉터에게 이 말을 들은 이후 필자는 호텔에 묵으면 욕실 세면대 아래 부분의 상태로 그 호텔의 수준을 평가하곤 했다. 화려한 대리석으로 꾸며진 세면대의 밑을 엉성하게 작업해 놓은 곳이 꽤 있다. 디테일은 보이지 않는 곳을 신경 쓴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루이비통의 초청으로 출장을 가면 도착하는 호텔에서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이나 에피 가죽으로 만든 케이스에 키를 넣어주곤 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루이비통의 세계에 진입했다는 신호 같아서 흥미로웠다.

[이윤정의 럭셔리 & 스타일] 사소한 것이 모여 럭셔리 브랜드 만든다
루이비통은 출장지의 호텔에서 자사의 가죽으로 만든 케이스(사진)에 호텔 키를 넣어주며 방문객을 환영했다. ⓒ안지섭

다양한 브랜드 행사에 참석하면 소개되는 제품과 곁들여지는 음식, 공간을 감싼 향, 심지어 화장실의 어메니티도 브랜드와 관계된 것으로 장식하는 정성을 들인다. 각 부문의 디테일을 통해 브랜드의 세계관을 펼치는 것이다.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도 럭셔리 브랜드의 노력은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매장에서 건네받는 선물 박스를 두르는 리본의 위치가 정해져 있고, 심지어 어느 브랜드는 국문 홍보 자료도 프랑스에서 인쇄하여 보내오곤 했다. 모두 전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럭셔리 브랜드의 노력이었다.

최근에는 각 로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예전처럼 빡빡하게 본사의 가이드라인 만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필자는 럭셔리 브랜드의 이러한 일관성과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브랜드의 명성과 이미지를 유지하는 요소라고 믿는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에 심혈을 기울일 때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은 바로 고객이다.

글쓴이 이윤정 작가는 1993년부터 2023년까지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노블레스」의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다. 명품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이 여러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가 주목하는 시장이 되기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그 현장을 취재하고 지켜봐왔다. 럭셔리 제품과 브랜드에 관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담아 쓴 첫 책 『언베일』은 202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됐다. 제45회 한국잡지언론상 기자 부문을 수상했고, 럭셔리 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대학과 기업 등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현재는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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