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세계적 완성차 브랜드인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처음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BMW, 아우디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번 수주는 그동안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발벗고 나서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공으로도 평가된다. 이 회장은 최근 1년 사이 꾸준히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만나 사업기회를 모색해왔다.
(왼쪽부터)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기술책임자,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SDI
삼성SDI는 20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공급 규모나 세부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다년계약이라고 발표된 만큼 수조 원 규모의 수주를 삼성SDI가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SDI에서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과 조한제 전략마케팅실 글로벌영업팀장 부사장,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과 요르그 부르저 최고기술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삼성SDI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소재의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주행 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고 장수명, 고출력 성능과 함께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안전성 솔루션도 갖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삼성SDI로 공급받는 배터리를 향후 출시될 중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쿠페 모델에 탑재해 차세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SDI는 이번 수주로 BMW, 아우디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까지 독일 완성차 기업 3사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세일즈'에 나선 뒤 나왔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보폭을 넓혀온 이 회장은 삼성SDI가 메르세데스-벤츠를 고객사로 맞이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 이어 6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에도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칼레니우스 회장을 만나 모빌리티 관련 여러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지난 3월에도 이 회장은 1주일가량의 유럽 출장에서 독일을 방문해 메르세데스-벤츠 경영진과 배터리 분야에서 공동 사업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승지원 만찬과 최근 출장에는 최주선 사장도 동행했다.
삼성SDI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 선행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두 회사가 지닌 혁신 DNA의 결합"이라며 "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