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기존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으로 변경할 지 여부가 이르면 다음 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단은 단순한 총수 지정 여부를 넘어 기업 지배구조상 책임의 귀속 주체를 어디에 둘 것인지 가르는 의미를 갖는다.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 총수지정을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으로 변경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유지하면서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는지 막바지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쿠팡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동일인 지정 기준 충족 여부와 기업집단 범위를 함께 점검하고 있다. 법정 지정 시한은 5월1일이다.
공정위는 2021년부터 쿠팡을 공시집단으로 지정하면서 동일인을 줄곧 '쿠팡 법인'으로 판단해왔다. 이는 김 의장이 미국 시민권자이며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그동안 쿠팡은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싸고 책임 주체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노동 관련 분쟁 등 주요 이슈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실질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주체와 법적 책임 주체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 것이다.
동일인이 자연인으로 변경되면 해당 인물과 친족 관련 회사는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공시 및 신고 의무도 강화된다.
현행 기준상 동일인을 법인으로 유지하려면 자연인으로 지정할 때와 기업집단 범위에 차이가 없고, 총수 및 친족이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으며, 친족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공정위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공정위는 특히 김 의장의 친족 경영 참여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부사장으로 활동하며 보수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족의 국내 계열사 경영 미참여’ 요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쿠팡 측은 김유석 씨가 쿠팡 Inc 소속 미등기 임원일 뿐 국내 계열사 임원이 아니며, 국내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러한 해석을 인정할지 여부가 이번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